# 김은영 감독의 작품 소개
저녁은 애저녁에 먹었는데 잘 시간은 멀었고, 퇴근은 했는데 하루 중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어디 있는 거지? 그래요. 옷이 좀 작아져도 현실은 더 괴로우니까 허기진 마음을 달고 짜고 맵게, 제일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허기는 멈추지 않고 더 득달같이 달려들 겁니다. 우리 이 길고 지독한 밤을 같이 버텨 보는 거 어때요?
밤 9시부터 새벽 2시, 야식에 대한 유혹과 갈망을 뿌리치기 위해 세 명의 멤버가 모이는 이야깁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모인 그들을 보자면, 작고 연약한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벗어날 수 없고, 나아가고자 하지만 제자리에 다시 머물게 되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야식금지클럽>은 흥미로운 소재를 두고 의식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극이 진행됩니다. 20분 남짓의 단편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네요. 한없이 엉뚱하고 발랄하지만 꼭 가볍지만도 않고요. 사적인 고백과 표현으로 보편적인 위로와 공감을 건넵니다.
이번 BIFAN에서 만나신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더 납작 엎드릴게요> GV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모두 최근에 공개된 작품이고, 주연 배우들도 그대로 출연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만나보세요. 실컷 터지는 웃음 속에 답이 아닌 간절한 질문들로 기울인 위로가 있거든요. 돌아갈 수 없어도 영원히 남는 순간이 있다면, 좋든 싫든 간에 그건 지금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