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유학을 시작하고(4월 중순에 입학식, 4월 29일까지 줌 수업하고 다음날에 일본 입국, 여름방학 때 한달 동안 한국에 돌아온거 빼곤 거의 7달 동안 일본에 있었네요) 벌써 2학기의 3분의 2가 지나고 있네요. 비록 일본에 오래 있던건 아니지만 7달 동안 일본에서 지내면서 느낀 점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내년에 군대 갔다 와야 해서 2년 동안 일본에 못 오기 때문에😭)
1. 영어 공부를 잘하면 일본인들도 영어를 잘한다
일본인들 영어 발음이 안 좋다는 것은 많이들 잘 알고 있죠. 제일 잘 알려져 있는건 '맥도날드'를 "마끄도나르도~"겠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일본 대학 오기 전에는 일본인 학생들 영어 발음이 궁금했습니다.
근데 저희 대학은 다른 일본 대학보다 유학생이 많고, 일본어와 영어가 기본인 수업이 많아서 그런지, 저희 대학에 있는 일본인들 중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영어 발음도 저희가 흔히 알던 일본인스러운(?) 영어 발음이 아니였네요. "맥도날드" 발음도 "McDonalds"라고 잘 발음합니다 ㅋㅋㅋㅋㅋ
영어 공부를 빡세게 한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영어 발음이 좋습니다.
2.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일본 교통비가 비싸다는 거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죠. 진짜로 너무 비쌉니다😬
제가 살던 수원에서 M버스 타고 서울 왕복하는데 5600원이었습니다. 근데 저희 대학에서 벳푸역까지 가는데 570엔입니다. 수원에서 서울 가는 것처럼 다른 지역을 가는것도 아니고 저희 지역에 있는 지하철역까지 가는데 수원-서울 왕복 비용보다 비싸다니..? 다행히 저희 학교 매장에서 싼 가격에 버스 티켓을 팔고 있어서 상관없지만(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비싸다는.....)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비싸겠더라고여. 심지어 한국 마을버스는 어른 기준으로 교통카드가 1440원인데 이건 좀 너무한게 아닌지? ㅌㅋㅋㅋㅋㅋㅋ
물론 지하철비도 우리나라보다 비쌉니다 ㅋㅋㅋㅋ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닙니다 하하하하하)
우리나라 교통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본 교통을 경험해보시는것도 좋을 듯 합니다. 우리나라 교통비가 얼마나 싼편인지 느낄 수 있을듯요🤣
3. 한국보다 특별관(IMAX, 4DX, 돌비시네마) 명당을 잡기가 더 쉽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영화관 예매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고 영화값이 비싼 건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듯 합니다(한국 영화값도 거의 따라잡은게 함정이긴 하지만..).
근데 일본 영화관과 한국 영화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 영화관에서 한번 예매하면 환불이 안됩니다
????????
만약 모르고 계셨다면 "????????"라고 생각하겠지만 진짜입니다. 환불하고 싶어도 환불 못하는게 일본 영화관입니다. 물론 운좋게 친절한 영화관 직원이 환불해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관 명당을 당일 예매로도 충분히 잡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 물론 예매하고 나서 갑작스러운 계획이 생겨서 취소하고 싶어도 돈을 날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일본에서 엄청 흥행한 영화나 애니도 특별관 명당은 개봉첫날에만 잡기가 힘들고, 그 다음날부터는 당일 예매로 충분히 잘 잡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대흥행했던 <원피스 필름 레드>도 개봉 첫날에는 아맥, 돌비, 포디 모두 개봉 전부터 명당 자리는 물론이고 거의 매진 행렬이었지만 그 다음날부터는 상영 시작 몇시간 전까지는 명당 자리가 꽤 남아있더라고여. 우리나라보다 현장 예매가 많은 일본에서는 영화 상영 시작 전에 조금 일찍 오면 명당 자리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4. 편의점 결제
일본에서 택배나 콘서트 결제를 할 때 결제 방법이 대체로 두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넷 결제 그리고 편의점 결제.
인터넷에서 물건이나 티켓을 구매할 때 <편의점 결제>라는 항목을 누르면 이메일로 어떤 코드가 옵니다. 편의점에 가서 <편의점 결제용> ATM기에 가서 그 코드를 입력하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그 영수증을 카운터로 가져가서 결제하면 됩니다.
비록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적응이 되고 아직 신용카드가 없는 외국인이나 유학생들에게 엄청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네요. 이거 덕분에 일본 아마존에서 제가 사고 싶은 애니메이션 굿즈나 영화 굿즈를 신용 카드 없이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일본의 아날로그적 시스템이 좀 느리고 답답하긴 하지만 이런 장점도 있긴 하네요!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도 들여오면 좋을 듯 합니다.
5. 영화관 팝콘 받침대/굿즈 샵/전단지
우리나라에도 제발 들여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팝콘 받침대! 진짜 한국에서 영화 보기 전에 팝콘이랑 음료수 사면 손이 없어서 티켓 제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 받침대만 있어도 한손으로는 받침대, 한손으로는 티켓을 들 수 있어서 너무 편합니다.
심지어 이렇게 음료수꽂이에 꽂을 수도 있어서 너무 편합니다! 진짜 이건 우리나라 영화관에도 제발 들여오면 좋겠습니다 ㅠㅠ
굿즈 샵도 많아서 영화 하나 개봉할 때마다 지갑이 텅 비는건 기본입니다 ㅋㅋㅋㅋㅋㅋ 특히 저는 탑건2 굿즈에만 거의 10만원 이상은 썼습니다. <원피스 필름 레드> 굿즈에도 5만원 이상은 썼던거 같네요.
1학기 때는 영화 굿즈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2학기 돼서는 굿즈에 돈을 많이 줄였습니다.
전단지는 우리나라랑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정말 많습니다. 웬만하면 개봉하는 영화는 거의 모두 전단지로 나올 정도이니 ㄷㄷㄷㄷ
이런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 영화관 시스템이나 시설은 우리나라보다 일본 쪽을 좀더 선호합니다.
6. 한국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 음식이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덕분인지 한국 음식을 일본 대형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불닭볶음면, 신라면, 짜파게티, 고추장, 된장, 쌈장은 일본 마트에서 거의 기본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어떨 때는 종가집 김치나 비비고 제품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박서준님 아니, 비비고 덕분에 일본에서 김치전이랑 부침개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ㅠㅠㅠㅠ 사랑해요 비비고!!!!
그리고 한국 과자는 돈키호테에서 사면 됩니다. 특히 제가 있는 벳푸 지역에는 12월 13일부터 벳푸 돈키호테가 오픈하면서 오이타 돈키호테까지 갈 필요가 없어져서 너무 편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7. 욱일기가 그려진 후드를 입은 학생이 우리 대학에????
실제로 올해 5월인가 6월에 강의 들으러 가는 길에 욱일기가 그려진 후드를 입은 학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인처럼 생기긴 했는데 진짜로 일본인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네요. (일본인처럼 생겼는데 동남아 학생인 경우가 꽤 있어서..........)
어쨌든 욱일기가 그려진 후드를 입은 학생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할 수 밖에 없죠. 욱일기가 어떻게 쓰였는지 몰랐거나 단순히 멋져 보여서 입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불편한 기분이 드는간 당연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가서 따지지는 못했고(🥲🥲), 그냥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희한한 일 중 하나로 기억하게 됐습니다. 그 학생이 혐한하는지는 모를 뿐더러, 괜히 싸움 만들기 싫은 성격이라 그냥 뒀네요.
아직 혐한하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지만 나중에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 사례보다 더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기에,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기로......................하고 싶지만 그래도 욱일기 후드는 좀 아니지 않나?????????😡
8. 확실히 일본은 애니 선진국이 맞다
일본에서 살다 보니 느꼈지만 진짜로 일본은 애니 선진국이 맞습니다. 학교 매장, 마트, 편의점에서 애니 콜라보 제품은 기본이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보러옵니다.
제가 올해 일본 극장에서 본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버블>,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원피스 필름 레드>, <극장판 소드 아트 온라인>, 그리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입니다. 이중 관람 인원이 적었던 <버블>이랑 극장에서 같이 봤던 사람이 모두 젊은 사람이었던 <극장판 소드 아트 온라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애니메이션은 옛날부터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어서 그런지 노인들도 엄청 많았고, 가족 단위로도 많이 왔습니다. 특히 가족들은 어린 애들이 있는 가족 + 이미 어른이 된 자식과 노인이 된 부모님 등 나이에 상관없이 다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달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도 다양한 연령대가 와서 관람하고 주변에서 엄청 훌쩍거리던 소리가 났네요.
9. 갑자기 늘어난 한국인 관광객
한국인 비자가 풀리면서 일본여행 오는 한국인들이 엄청 많아졌죠. 특히 제가 있는 벳푸 지역에도 한국인들이 엄청 많아졌다는게 확 체감이 되더군요 ㅋㅋㅋㅋㅋㅋ
일단 몇달 전만 해도 활발하지 않던 온천들이 다시 활발히 운영하면서 벳푸 시내 뒷쪽에 온천 연기가 엄청 올라옵니다. 거기다가 후쿠오카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면 원래는 보통 40~60%만 차던 버스가 지금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버스가 꽉 찹니다. 11월 초에 <스즈메의 문단속> 선행 상영회를 보러 갈 때까지는 멀쩡했는데 11월 말에 후쿠오카에 한번 더 갔을 때는 한국인들로 버스가 꽉 찬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쿠오카에서도 잘 안 들리던 한국어가 11월 말에는 지나갈 때마다 한국어가 들릴 정도였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 전에 갔던 유후인에서도 한국인이 많이 보였고, 유후인 버스 정류장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한국인도 많은 걸 보고 정말 놀랐네요. 여러모로 일본 관광 산업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가 일본에 살면서 느낀 점을 한번 적어봤습니다. 좀더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약간 일본 정치랑 관련돼있어서 여기에 적긴 좀 그렇기에😅
이렇게 되니 한번 일본에서 굿즈 나눔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모로 일본 유학하면서 일본 생활을 재밌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적응도 금방 하고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일본 유학 오기 전에 일본 생활에 적응 못하고 한국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살짝 걱정했지만, 저는 어디서든 워낙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 그런지 여기도 괜찮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일본 영화 소식 많이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