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황금티켓 이용해서 시사회 다녀왔습니다. 무코 감사합니다 :)
류승완 감독의 13번째 장편 영화이자 9년만의 속편 '베테랑2'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 후속 시리즈를 암시하거나 염두에 둔 영화들이 많아서 이런 상황이 썩 달갑지 않았고 베테랑2도 범죄도시 시리즈 잘 되는거 보고 따라가는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9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베테랑 캐릭터들은 바로 전편에서 넘어온 듯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1편과는 결이 다르지만, 다루는 범죄 소재가 더 잔혹해지고 무거워져서 단순히 1편의 명성에 기대어 지름길을 택하진 않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베테랑1을 한국 범죄오락 영화의 교과서라고 생각할 만큼 좋아하는데 2편은 그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경쾌한 톤의 사이다 콤보보다는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대전제를 제시하여 서도철의 딜레마를 전면적으로 다루면서 후속편에 대한 감독의 고민도 여실히 보였습니다. 다만 그 딜레마라는게 쉽게 정답을 제시할 수 없을만큼 어려운 문제이다보니 다소 스탭이 엉키는 인상도 있고 뒷맛이 1편만큼 개운하지 못한 점은 불호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겠네요.
서도철 역 황정민은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직진하는 1편에 비해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모습과 경찰로서 정의에 대하여 고민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아 영화의 주제의식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게 믿음직스러운 연기를 선보였고 뉴페이스 정해인은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던 면모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거 같아 개봉하면 정해인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갈 거 같네요. 반면 팀 베테랑의 다른 멤버들(오달수, 오대환, 장윤주, 김시후)의 비중이 1편에 비하여 많이 축소되어 팀업 무비로서의 매력이 감점된 것은 또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별관 전 포맷으로 개봉하는 이번 베테랑2를 돌비시네마로 1회차하게 되었는데 감독님 말씀으로는 전세계 최초로 돌비 비전, 애트모스가 적용된 베테랑2를 여러분이 보셨다고 하셔서 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최근에 다녀온 트위스터스 돌비시네마 시사회때랑 비교하면 사운드 출력이나 디테일이 베테랑2가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평소 선호하는 좌석보다 좀 뒤 쪽에서 봤는데 액션 장면에서 터져나오는 타격음에서 체감되는 타격감이 참 좋았어요. 게다가 돌비 비전도 무시할 수 없는게, 베테랑2는 야간 장면의 비중이 많아서 비전 효과에도 메리트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중 격투씬과 남산 추격씬이 애트모스와 비전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 류승완 감독 & 장동선 뇌과학 박사 GV에 참석했는데 모더레이터 없이 두분이서 티키타카하며 진행하셨네요. 진행 방식은 장동선 박사가 베테랑2의 주제, 메세지와 등장인물을 뇌과학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거기에 류승완 감독이 창작자로서 응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보통 범죄 장르 영화 GV는 프로파일러, 범죄학 교수들을 모셔오는 경우가 많은데 뇌과학의 관점에서 영화를 다루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겨 Q&A 시간을 가졌고 범죄도시 시리즈와 연관지은 질문과 독특한 촬영 방식에 대한 질문 등등 저도 궁금했던 내용이라 유익한 시간이었고 웃음을 주는 기발한 질문도 있어서 GV 시간도 영화 못지않게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끝으로, 간단하게 베테랑2 호감/비호감 포인트와 특별관 추천도를 남겨봅니다.
호감:
- 정해인 배우 팬이라면
- 딜레마를 다루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선호한다면
비호감:
- 자극적인(폭력 수위가 높은) 장면을 잘 못 보는 사람이라면
- 1편의 경쾌한 톤의 사이다 서사가 취향저격이었다면
특별관 추천도: Dolby Cinema > 4DX > IMAX
- 돌비시네마만 봤지만 IMAX는 스코프 비율이라서 메리트는 별로 없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4DX는 돌비에서의 타격감 때문에 덩달아 궁금해졌고 재밌을 거 같아서 2번째로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