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직전 마지막 대화에서 몰리가 솔직하게 다 말했냐고 묻자
레오형이 사실대로 말해서 자신의 영혼은 깨끗해졌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몰리가 나에게 준 게 뭐였냐고 물었는데
레오형이 인슐린만 말하는데...
이 거짓말이
몰리가 모르길 바라는 선의의 거짓말이었을까요. 자신을 변호하려는 거짓말이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화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남았네요. 제가 놓친 게 있는 건지.
솔직하게 말하고 나는 정말 몰랐다고 말했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자기 마음에 구린 게 남아서 그랬겠지요?
사실 이게 단순히 선의냐 악의냐 가를 수 없는 복잡한 감정 같긴 합니다. 어니스트가 몰리를 사랑한 건 맞는데 100프로 순수한 사랑이냐면 아니고요. 나중에는 그 병에 든 액체를 반 맛보면서 본격적으로 의심하는 것처럼 나오기도 하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의심했는데 자신을 속였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되고요. 후반부에 계속 사랑을 어필하지만 결국 나쁜놈인 건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대사
"폭풍은 강력하잖아요. 그래서 잠깐 조용해야 해요."
이 말은 오세이지 족의 정신이자 몰리의 태도를 나타내는 말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비극적인 사건의 무게에 비하면 몰리는 답답할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잖아요. 보통 더 오열하고 화내고 따귀 갈기고 난리쳐야 하는 게 뻔한 클리셰인데 몰리는 끝까지 말을 아끼는 편이었죠.
하나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대사는 어니스트의
"살집 있는 여자가 좋아요."
이건 뻔한 복선이긴 한데, 누구보다 살집 없는 여자를 좋아하는 배우가 해서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초반부 인디언 턴 다음 도박 신은 묘하게 타이타닉이 떠올랐어요.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구보다 살집 없는 여자를 좋아하는' 여기서 웃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