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4863385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fcda253bebb4586f3f0e7ff42a92dce6.jpg

정성일 평론가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았던 경험이 많아서 이번 특별상영을 통해 감상하였다. 이번 리마스터링 품질이 굉장히 좋았다. 다시 현대 기술로 재촬영했다는 인상이 들 정도였다. 영화는 동생 아키코의 인생을 그녀의 어머니 키사코의 인생과 겹치며 언니 타카코에게 깨달음을 얻게 하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혹자는 전통적인 가족관의 승리로 이 영화를 판단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타카코와 아키코의 패배에 좀 더 주목해야한다고 본다.

타카코가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게 되는 계기는 아키코의 죽음이다. 아키코는 동네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락한 여자”다. 순수하고 젊은 대학생이었다가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혼전임신까지 했다. 타카코는 아키코가 어머니의 부재로 외로워서 타락했다고 받아들여서, 자신의 딸을 아키코처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사실 아키코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그 누구에게도 돈을 왜 빌리는지 이유를 말할 수 없었으며, ‘타락한 여자’취급을 당했다. 아키코의 죽음이 교통사고인지 달리는 전차에 뛰어든 자살인지는 영화 내에서 밝혀지지 않지만, 아키코는 절망의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아키코는 당시 시대상에 따르면 전통적 가치관에 반하는 삶을 살았다가 불행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키사코와 아키코의 인생을 완전히 겹쳐놓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키코의 애인은 자신이 아기아빠가 아닐거라면서 회피했지만, 키사코는 애인과 함께 떠났다. 하지만 타카코가 남편과 크게 싸워서 애를 데리고 친정아빠의 집에 왔는데,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는 계기가 하필 ‘아키코의 죽음’인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말하면 타카코는 아키코가 죽지 않았다면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약하고 싶다. 어머니 키사코가 남편을 버리고 새 애인과 함께 새 가정을 꾸린 것처럼, 타카코도 친정아빠와 함께 새로운 가족을 꾸리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타카코는 어머니가 홋카이도로 떠나는 기차에 탔을 때 배웅 나가지 않았다. 아키코의 영정 앞에 어머니가 추모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키코의 죽음은 타카코의 부재 때문이라고 믿었다. 타카코는 ‘전통가족의 붕괴는 곧 불행’이라는 당시 사회상에 굴복한 것이다. 영화는 물론 전통 가족관의 승리지만 나에겐 타카코의 굴복처럼 보였다.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89011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0] file Bob 2022.09.18 505069 146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6] file admin 2022.08.18 844834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8] admin 2022.08.17 589244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51834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46089 173
더보기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9] file 카시모프 2024.09.26 5927 24
칼럼 [장손-1] 콩/씨앗을 으깨 두부로 만들고 꽃을 태우는 집안 (스포) [6] updatefile Nashira 2024.09.25 6120 7
불판 9월 30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8] update 장스 2024.09.27 8833 32
불판 9월 27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4] update 아맞다 2024.09.26 15351 33
이벤트 2024년 최고의 문제작! <보통의 가족> VIP시사회 초대 이벤트 [175] updatefile 지니스 파트너 2024.09.23 12868 121
영화잡담 영화관에서 메모하면서 영화 보시는분 계시나요? new
00:19 33 0
영화잡담 9월 28일 박스오피스<트랜스포머 ONE 10만 돌파> [7] newfile
image
00:01 360 9
후기/리뷰 [트랜스포머 원] - 변화가 필요할 때! (약스포) newfile
image
23:57 94 0
영화잡담 영화에 집중하는 여러분들의 팁이 있나요 [17] new
23:41 402 5
영화잡담 베테랑2 무대인사 황정민배우님 싸인받았어요! [7] newfile
image
23:35 384 4
영화관정보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 Dolby Cinema 상영관 정보 new
23:28 301 2
후기/리뷰 <세가지 색 3부작>은 옴니버스 영화라고 봐도 될 듯 (노스포 가이드 리뷰) [1] newfile
image
23:28 163 2
영화잡담 와일드 로봇 굉장히 호평이라 기대 되는데 혹시 이런 느낌인가요? [6] newfile
image
23:26 341 3
후기/리뷰 [약호,약스포] 더 커버넌트 후기 [3] new
23:24 140 2
영화관잡담 cgv 예매현황 빨간불 기준 newfile
image
23:20 212 0
영화잡담 넷플릭스 파벨만스 업로드 [3] newfile
image
23:19 190 5
영화관잡담 이번에 씨지비 베테랑 8천원 할인도 승급점수 올라가나요? [4] newfile
image
23:17 260 0
영화잡담 도그마 95란 무엇인가 [5] newfile
image
22:10 354 3
영화잡담 더 커버넌트 - 시놉도 읽지 말고 그냥 보시길 [7] new
22:04 591 6
영화잡담 트랜스포머 one 진짜 재밌네요 [4] new
21:34 449 4
영화잡담 (약스포) 트랜스포머 ONE 보고 왔습니다! [2] newfile
image
21:10 263 5
영화잡담 약호/약스포)우려와 달리 수분간의 응원을 좋게 보고 왔어요 [2] newfile
image
20:51 234 0
영화잡담 트랜스포머 ONE 코엑스 MX4D 후기 (노스포) [1] newfile
image
20:51 332 3
영화잡담 약스포) 오늘의 마지막 영화 조커 돌비입니다 [9] new
profile OvO
20:47 505 5
더 커버넌트 - 아빠의 졸음 지수 [24] new
20:17 1247 17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