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윤찬의 준결선 초절기교는 올해 극장 생활에서 가장 임팩트 있었던 신 중 하나였습니다. 토요일 용산에서 조조로 봤는데 모두 조용히 집중해서 보던 와중에 그 장면에선 살짝 박수도 나오고 감탄 소리도 나오더군요. 저만 그랬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2. 어디까지나 콩쿠르 다큐라 연주 위주로 집중해서 보고 듣고 싶은 분은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준결선, 결선 윤찬의 연주는 다른 참가자보다 조금 시간을 길게 할애에서 보여주는데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주 몰입감 있었습니다.
유튜브로 당장 풀영상을 볼 수 있긴 합니다만 유튜브로 이 만큼 몰입해서 봤을까 생각하면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클래식 음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에세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와 온다리쿠의 소설 '꿀벌과 천둥' 을 읽은 경험 때문에 이 영화를 더욱 관심 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노버에서 온 편지는 짧고 쉽게 읽히기 때문에 관심있으신 분에겐 추천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라흐마니노프나 리스트에 대해서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사족입니다만 저도 어렸을 때 아파트 상가 학원에서 피아노를 잠깐 배웠었는데 이것만은 윤찬과 같습니다.
4. 인터뷰 장면이 많은데 동양 참가자들의 인터뷰 비중이 적은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서양 참가자들이 좀더 인싸 느낌이 나긴 하더군요. 그 미국 참가자 클래이튼이었나? 어린 시절 에피소드는 진짜 소설 같았고요. 러시아 참가자 안나도 멋있더라구요. 그나마 윤찬은 인터뷰가 좀 있는데 뭔가 (어학실력과는 별개로) 한국어 영어 둘 다 약간 어눌한 느낌에서 피아노를 향한 열정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다하고 예술을 언급할 때는 10대의 낭만 같은 게 섞여서 굉장히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말 포스터 2석 예매하니 2종 다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