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는 한가함과 무료함을 못 이겨 서로 농담을 희롱삼매(戱弄三昧)에 빠져들었습니다. 태조가 먼저 말했습니다. “대사 우리 둘 중 누가 농담을 잘하는지 내기 한 번 해보지 않겠습니까?” 무학대사가 대답했습니다. “전하께서 먼저 해보시지요?” 그러자 태조는 먼저 농담을 걸었습니다.
“내가 대사를 자세히 쳐다보니 꼭 축 늘어진 돼지 불알처럼 생겼습니다. 그려.” 무학대사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습니다. “소승인 제가 보니 전하께서는 꼭 부처님처럼 생기셨습니다.” 무학대사의 대답에 태조는 뜻밖이라는 듯 되물었습니다.
“어째서 내 농담을 받아치지 않는단 말이오?” 무학대사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전하 그 말은 제가 전하께 드리는 지독한 농담입니다.” 그러자 태조는 “아니 대사 그게 무슨 농담이란 말이요.”하고 정색을 했습니다. 이에 무학대사가 말하기를 “돼지의 눈에는 모두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두가 부처님으로 보이는 법입니다.”
태조는 무학대사의 한 방의 농담에 KO패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자기의 관점대로 마음의 눈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