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연출한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차이콥스키와 그의 아내인 안토니나의 이야기입니다.
귀족 가문 출신인 안토니나는 이미 클래식 음악계의 널리 알려진 차이콥스키에게 첫 눈에 반해 혼자 그와 반드시 결혼하겠다는 맘을 먹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그에게 알리고 너무나 적극적인 대시에 놀란 차이콥스키는 2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안토니나에 거리를 두려 하지만 얼마 못가 그녀의 고백에 굴복하고 말죠.
하지만 서로 간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니고 특히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차이콥스키는 그녀를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안토니나는 끝까지 그와 이혼을 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19세기 러시아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클래식 음악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인 차이콥스키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캐릭터보단 그의 아내인 안토니나와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이혼 절차가 얼마나 까다롭고 여성에게 불리한지도 언급하는 작품입니다.
사실 이 결혼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에게 첫 눈에 반합니다. 그런데 그의 명성과 부가 이유는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를 부정하고 순수한 사랑으로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이 잘 설득은 되지 않더라고요. 안토니나의 순수한 사랑의 화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더라고요.
전작 <레토>를 통해 좋은 연출력과 빅토르 최의 훌륭한 음악을 제공했던 키릴 감독은 이 작품에서 차이콥스키의 엄청난 음악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의 업적에 대한 찬양보다는 그의 어두운 면 혹은 한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면을 보여줌과 함께 그와 좋든 싫든 함께 했던 그의 아내, 그리고 당대의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그 결과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대의 러시아의 사회적 문제,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던 상황은 충분히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