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이 연출한 <드림 시나리오>는 평범한 대학교수가 다른 사람들 꿈에 나타나면서 유명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무도 집중하지 않는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교수 폴(니콜라스 케이지)은 딸의 꿈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딸이 위험한 상황인데도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죠. 평소에도 소원했던 두 딸과의 관계가 좀 더 서먹해집니다. 아무튼 다음 날 학교에서 몇 몇 학생들이 폴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자신의 꿈에 나왔다고 말을 합니다.
폴의 지인들에게만 등장했던 그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꿈에 등장합니다. 딸의 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등장만 하는 거죠. 이를 계기로 폴은 유명인사가 됩니다. 마치 사람들이 연예인을 실제로 봤을 때 느끼는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거죠. 그는 소셜미디어 스타가 되고 뉴스에 인터뷰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폴은 이젠 타인의 꿈에서 살인 등을 펼치는 악몽의 주체가 되게 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를 떠받들었던 사람들과 언론을 아무 이유 없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더 나이가 그의 가족까지 위협하게 됩니다.
가짜 뉴스가 판치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주제의 작품인 <드림 시나리오>는 한 중년의 존재감 없는 남자의 캐릭터를 이용해 상승과 나락을 함께 보여줍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우연히 마주쳐 인연이 생긴 사람보다 어떤 매체를 통해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알게 된 사람을 오히려 신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지 자신의 꿈에 몇 번 나왔다는 사람을 영웅시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긴 하지만 그를 영웅시 할 필요는 없죠.
수 년 전에 봤던 이탈리아 영화 중 비슷한 작품이 있었는데요. 그 작품도 자신이 원하지 않은 유명세로 인해 스타가 되는데 이 작품의 폴처럼 그도 이를 즐깁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내쳐지게 되는데요. 그는 그 유명세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폴은 그 유명세의 회복보다는 평안했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희망합니다.
한동안 이상한(?)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재작년에 개봉했던 <피그>와 같은 괜찮은 작품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꽤나 신박한 소재의 작품과 동시에 니콜라스 케이지의 훌륭한 연기력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의 30~40대 때의 훌륭한 필모를 다시 한 번 지켜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