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연출한 <이프: 상상의 친구>는 유년기에 누구에게나 있을만한 상상의 친구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부모님과 꿈만 같던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소녀 비는 몇 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옵니다. 얼마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젠 아빠(존 크래신스키)마저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한 비는 우연히 윗층집에 남자 칼(라이언 레이놀즈)와 그 옆에 있는 독특한 외형을 가진 물체(?)를 보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프'라는 상상의 친구인데 비가 그들을 볼 수 있던 것이죠.
놀란 이프와 칼은 비를 통해 어른이 되어 이프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인간에게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비는 자신의 주변인부터 이프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이는 점점 더 확장됩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시리즈의 감독이자 이 작품에서 비의 아빠 역까지 맡고 있는 존 크래신스키의 신작 <이프: 상상의 친구>는 어릴 때부터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는 무형의 친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문화권에선 잘 언급되지 않지만 서양 문화권에선 종종 이런 소재가 콘텐츠로 많이 쓰이더라고요.
사실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 영화를 보듯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죠. 불우한 소녀의 설정부터 과거의 영광스러운 시간을 기억하는 노년까지 캐릭터 설정은 예상 가능하게 흘러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장점은 아마도 보편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든 없든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적역의 캐스팅도 한 몫 하고요. 비 역의 케일리 플레밍과 칼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의 케미가 굉장히 좋은 편이고 cg로 만들어진 이프들의 캐릭터들도 나쁘지 않습니다.
놀라운 스릴러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존 크래신스키가 아마도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작품은 현재를 사는 많은 아이들과 과거를 기억하는 어른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