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533602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영화가 너무 좋았어서 진지하게 감상을 나누고자 처음으로 리뷰를 써 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니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
영화의 형식적 구성은

겨울,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이다.

 

그러나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은 다음 다섯 가지다.

 


1. 을 노래하다
 오프닝 하이웨이 씬에서 각양 각색의 옷 스타일, 그리고 자동차들로 이루어진 시각적 연출과 노랫말을 통해 사람들 저마다의 '꿈'이 있음을 설파한다.

 

라라랜드_2016_1080p_BluRay_x264_AC3_-_nature_boy.mkv_20190821_121336.776.jpg

 

 그리고 카메라는 어느새 이번 영화의 주인공, 미아와 세바스찬에게 집중하여 두 사람의 '꿈'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59a9b35dbedb2.png


 뮤지컬 영화의 장르적 특성에 착안하여 이 영화를 하나의 완결된 악보로 본다면, 시린 현실에 마주하여 꿈을 좇는 이 두 청춘의 모습은 이 악보의 메인 멜로디가 될 것이다.

 


2.사랑이라는 화음을 쌓다
 이야기가 진전됨에 따라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지면 싫었던 재즈가 좋아지듯, 서로의 취미도 맞추려고 한다. 그리고 동거를 시작한 것처럼, 매 시간 매 순간을 어울리려고 한다. 마치 메인 멜로디에 아름다운 선율을 수 놓는 화음처럼.


 하지만 이 뜨거운 사랑은 시린 꿈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천문대에서의 달콤한 시간을 보낸 후, 미아가 대본을 쓰고 있는 씬을 특이한 연출로 바로 넘어가면서 꿈이 더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21001_165804579.jpg

 

 라라랜드에서의 사랑은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고,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동력원이라는 느낌이다.

 


3.진정한 꿈은 밤에만 꿀 수 있다
 영화에서는 꿈과 사랑이 양립할 수 없음을 나타내지만, 그래도 사랑과 꿈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진정한 꿈'을 꿔볼 수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그 꿈을 꾸게 된다면 얼마나 달콤할까. 얼마나 아름다울까. 얼마나 환상적일까. 영화는 ''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활용하여 마치 우리가 잠을 자면서 달콤한 꿈을 꾸듯, 꿈과 사랑의 합일을 아름다운 연출과 비현실적인 요소를 통해 보여준다. 

  

다운로드 (1).jpg

 

 천문대 비행 씬과 마지막 가상 회상씬을 통해 이 대목이 드러나 있다. 그 광경은 짜릿하다. 행복하다. 즐겁다. 하지만 진짜는 아니다...

 

20200416214601_mbpupnvk.jpg

 

 


4. 영화 곳곳에 드러나는, 사랑에 대한 변주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많은 함의가 있는데, 재즈의 속성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연주자의 개성과 해석이 다양한 재즈처럼, 이 영화는 꿈과 사랑에 대하여 변주를 시작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흘러가듯 시간에 흐름에 따라서 말이다.

 

4-1. 에 대한 변주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언급하겠다.

 

 세바스찬은 생계의 벽에 부딪혀 재즈가 아닌 상업 음악으로의 변주를, 미아는 세간의 조롱에 부딪혀 꿈을 내려놓는 변주를 펼치다가 둘 모두 제자리로 돌아온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꿈에 대하여 저마다의 이유로 변주를 펼쳤다가 어느덧 꿈을 이루고야 만다.

 

4-2. 사랑에 대한 변주

 

다운로드.jpg

 

 오디션을 잘 치르고 캐스팅이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둘의 애정 전선에 변주가 일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씬이다. 세바스찬은 기회를 잡게 되면 모든 것을 쏟아 부으라고 말한다. 사실 상, '사랑보다는 꿈을 좇아'라고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 둘의 관계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 보자'.

 

 그리고 해당 씬이 펼쳐진 시간적 배경이 인상적이었다. 


"전망 좀 봐, 에 온 건 처음이네."

"별로야."

"최악이네"

 

 3에서 기술했듯이, 사랑과 꿈이 하나가 되는 진정한 꿈은 ''에만 일어났다. 그런데 처음으로 완전한 합일을 맛 보았던 천문대를 ''에 방문했다. 그렇다. 진정한 꿈을 꿀 수가 없다. 이 둘의 사랑에 변주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애절한 사랑 고백은 하늘이라는 허공에 잠시 머물 뿐이었다.

 

 

5. 이번에는 관객에게 변주를 맡기다
 감독은 메인 멜로디와 몽환적인 화음, 그리고 중간 중간 변주를 그리며 악보를 완성시켜 나아갔다. 하지만 관람객들에게 두 마디의 비어있는 오선지도 제공했다. '이 부분은 여러분이 마음껏 변주(해석)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5-1마디.

5년의 텀,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사랑에 대한 변주를 예고하는 씬 이후에 5년이 흘렀다. 관객들은 5년이라는 공백을 다양한 해석(변주)을 통해 채워나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5-2마디.

서로에게 어떤 마음을 전달했을까

 

3e92aedc75d2bf0fe9d214f5f02659a4.jpg


 이 장면 이전에 두 가지 양상이 나온다. 하나는 을 이룬 둘의 현실. 다른 하나는 플래시백 기법을 활용한, 사랑을 이룬 가상의 현실이다. 두 가지 장면을 먼저 눈에 담은 관객들은 이제 선택해야 하고, 다양한 해석(변주)을 시작해야 한다.

 

 


당신은 이 둘의 을 응원했는가

그렇다면 두 사람의 웃음은

'안도의 웃음'이었을 것이고,


아니면 이 둘의 사랑을 응원했는가

그렇다면 두 사람의 웃음은

'알싸한 웃음'이었을 것이다.

 

 

 

미아와 세바스찬 뿐만 아니라

관객까지도

재즈(변주)의 세계로 끌어들인

 

이 영화는

 

0e371de6f342a66143c49af3dd2b204342bbb5aa.jpg

 

마법이었다.

 

#라라랜드#명작


TAG •
profile 7Rosa

돌비 시네마를 사랑합니다 ^^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17:46
    첫 댓글 감사드려요 ㅎㅎ

    내일 저거 보러 남돌비 가네유 ㅎㅎ
  • profile
    RURIK 2022.10.01 17:59
    최고의 영화죠🙂
  • @RURIK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18:02
    이견의 여지가 1도 없는 의견이십니다 ㅎㅎㅎ
  • profile
    카시모프 2022.10.01 18:53
    다른부분보다 전 마지막 음악을 통해서, 있었을 지도 모를 가상의 현실을 노래하다 돌아오는 장면이 너무 슬펐어요 ㅎㅎ ㅠㅠ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19:01
    저도 거기서 울컥했어요ㅜㅜ

    진짜 사람 여러 생각들게 만드는 영화더라구요😭😭

    RRR은 꼭 보고, 무코님 리뷰 꼭 챙겨보고 덧글 달게요ㅎㅎ 기억하고 있어유
  • profile
    성피랑 2022.10.01 19:14
    잘 읽었습니다! 보고나면 황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함이 느껴지는 영화죠... 개인적으로 최후반부의 공상(?) 장면을 참 좋아합니다ㅎㅎ
  • @성피랑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19:23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 장면은 진짜 만감이 들게하는
    마성의 구간인거 같아요ㅎㅎ
    마무리에서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니
    많은 분들이 좋게 평가하시는 거 같아요~
  • 길버트그레이프 2022.10.01 20:14
    리뷰 잘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리뷰해주셔서 영화를 다시 본 기분도 듭니다. 올려주신 이미지를 보니 라라랜드는 잊을 수 없는 영화네요. 다시봐도 기분이 좋아요^^

    저는 세바스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너는 재즈를 지킨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지키지? 너같은 사람이 재즈를 죽이는 거야. 네가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당시에는 혁명가였어." - 키이쓰(존 레전드)

    이 말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하지만 중요한건 세바스챤은 정통 재즈를 원하고 정통재즈클럽을 차려서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

    결국 그는 꿈을 이룹니다. 만약 그가 계속해서 고집을 부렸다면 꿈을 이루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하지 않던 상업음악을 통해 돈을 벌었고, 꿈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현실이죠. '키이쓰가 옳았어' 가 아니라 그저 이게 현실이라는 점.

    미아가 배우의 꿈을 키워갈 때도 세바스챤은 내내 큰 응원을 보내주었고, 마지막 오디션을 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습니다. 세바스챤도 미아와 식탁에서의 언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길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요.

    비록 연인관계는 끝이 났지만 둘은 꿈을 이뤄냈고 각자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둘의 인사와 미소는 이 영화가 새드앤딩이 아님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둘이 계속 연인관계를 이어갔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저는 둘의 웃음이 '안도의 웃음' 이라 믿습니다.

    라라랜드는 비현실이고 마법이지만 이세상에 마법같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길버트그레이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20:35

    장문의 댓글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ㅎㅎ

    무코님의 의견,
    그리고 감독의 연출 의도를 고려해보면
    저 역시 둘의 마지막 미소는
    '안도의 웃음'이지 않을까 싶어요ㅎㅎ

    셔젤 감독은 항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귀결을 유도하는데
    이번에는 꿈이 선택된 것 같아요ㅎㅎ

    하지만 다양한 변주(해석)가
    가능한 영화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영화이지 않나 싶네요😊

    감사합니다ㅎㅎ

  • profile
    내일은비 2022.10.01 21:59
    왜 이렇게 글 잘쓰시는 분들이 많은건가요?
    제가 쓴 리뷰가 부끄러워지네요.😟
    라라랜드.. 계속 보고싶고 계속 눈물이 나는 그런 영화였어요.
    I'll always love you 라고 말하던 장면 엘비스 같았어요.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결과는..😭
    전 정말 셉과 미아가 잘되길 바랬어요. 5년뒤 장면부터 놀래서 눈물이 줄줄줄😭
    이상과 현실은 다르단걸 너무나 깔끔하게, 하지만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었고
    이 영화감독 제대로 천재인거 같았네요.👍
    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
  • @내일은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7Rosa 2022.10.01 23:20
    무코님 리뷰 완전 좋았는데요?😅
    술술 읽히구 무슨 말씀을 하고프셨는지
    잘 알 수 있었던 리뷰였어요!👍

    그나저나 무코님은 두 인물에 사랑에 촛점을 맞춰서 보셨군요ㅎㅎ

    그럼 당연히 더욱 먹먹하고 슬픈 감정이 몰려오셨겠어요ㅎㅎ

    이 감독은 진짜 좋은 감독인 거 같아요ㅋㅋ
    그래서 바빌론은 필관이쥬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평안한 밤되세요😁

    (내일 남돌비에서 또 볼 생각에 벌써 설레네요ㅋㅋ)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5513 9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93519 135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24545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72984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08085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6392 169
더보기
칼럼 <퓨리오사와 소통> 힐라스와 마주보는 과수원길 (5챕터별 액션 시퀀스와 통신보안 / 스포) file Nashira 2024.06.28 334 2
칼럼 < RRR > 인도여 하나가 되어라, 반데 마타람! [6] file 카시모프 2022.08.23 1658 19
현황판 <CGV 아트하우스> 상시 굿즈 소진 현황판 [300]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3.01.14 190961 130
현황판 인사이드 아웃2 굿즈 소진 현황판 [26]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2 19173 28
불판 7월 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20] update 무코할결심 2024.06.28 6247 57
불판 Bifan2024 일반예매 불판 [11] 너의영화는 2024.06.27 4182 8
후기/리뷰 [호,약스포] 마거리트의 정리 [2] newfile
image
01:59 75 1
후기/리뷰 <쉰들러 리스트> 간단 후기 newfile
image
01:47 105 2
영화정보 <인사이드 아웃 2> 3주차 흥행 정리 - 3주연속 1위, 픽사 역대 3위, 글로벌 10억 돌파 new
01:28 136 1
후기/리뷰 오랜만에 본 쉰들러 리스트 후기 [2] newfile
image
00:57 251 6
후기/리뷰 (1일1영화는 실패한) 6월 한 달 영화 결산 [6] newfile
image
00:49 244 5
영화정보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시리즈 최고 오프닝 달성 (북미) new
00:41 264 5
영화정보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성편] 3부작 제작 오피셜 영상, 티저 비주얼 [6] newfile
image
00:27 508 6
영화정보 인사이드 아웃 2 10억 달러 돌파! [3] newfile
image
00:21 258 6
6월 30일 박스오피스<하이재킹 100만 돌파> [11] newfile
image
00:02 874 16
영화정보 <모아나2>신규 프로모션 아트 [1] newfile
image
23:44 557 4
후기/리뷰 <핸섬 가이즈> 약빨고 만든 오컬트 영화 [1] newfile
image
23:39 369 4
□ 상반기 포스터로 본 BEST 20 [13] newfile
image
23:29 716 13
영화정보 [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 미즈키의 모티브(약스포) [2] newfile
image
23:25 289 6
영화잡담 무대인사 영화 취소후 재예매하는데 실패할까봐 살떨렸네요 ㅜㅜ [6] new
22:28 652 1
[태풍클럽] 이동진 평론가 별점 [3] newfile
image
22:21 1210 10
후기/리뷰 피아니스트 명작 of 명작이군요 [2] new
22:02 371 2
영화잡담 [노스포]핸섬가이즈를 보고 놀란점 3가지 [3] new
21:57 679 3
어머님의 핸섬가이즈 간단 평 [1] new
21:40 1097 16
영화잡담 장르 영화 질문 [8] new
21:36 259 2
후기/리뷰 [핸썸가이즈] 이것도 홍보의 실패인가...(약스포) new
21:27 738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