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를 보면 정말 시간이 없는 경우가 아닌 이상 스태프롤까지 관람하고 영화관을 나서는데요
하염없이 올라가는 수많은 이름들을 보며 잠시 멍 때리며 영화를 곱씹기도 하지만
간혹 주의깊게 보면 꽤 재미있는 정보가 많이 나오더라구요.
인상깊었던 조연들 혹은 단역을 맡은 배우나 그 단역에 붙은 이름들이라던가, 촬영 로케이션에 대한 정보들,
간혹 케이터링 업체가 써있는거보면 정말 맛있는 식사를 한걸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괜히 한국인처럼 보이는 영문 이름이 있나 살펴보기도 하고,
CG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갈아 넣었나 어림잡아 보기도 하고,
최근 본 패스트 라이브즈에는 집 근처 병원이 코로나 검역 관련 협조 기관으로 등장해있어서 괜히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운드 트랙에 대한 정보까지 나온 다음 자리를 나서면 비로소 영화를 다 본 느낌이 나더라구요
쇼츠가 범람하는 요즈음의 영상 트랜드를 보면 영화관에서 스태프롤까지 상영하는 문화는 수십년 내에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요
그래도 누군가는 저 한 귀퉁이에 이름이 적히기까지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을 거란 생각에 괜히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당분간은 자리를 지킬 것 같습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