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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은 심플한 설정과 줄거리의 액션영화입니다.

 

집안의 강제로 원치않는 약혼식을 올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연인이 탄 기차에

특수부대 소속의 주인공이 절친이자 동료와 함께 몰래 탑승해 그녀에게 청혼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 떼강도단이 기차에 들이닥치고 하필 연인의 아버지는 유명한 사업가라서

강도단의 리더는 그녀와 가족을 인질삼아 몸값을 뜯어내려 합니다.

뭐.. 당연하게도 연인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행동하게 되고

사정 모르고 달리는 기차의 통제된 4량의 열차 안에서 유혈낭자 혈투가 벌어지는데...

 

일단 한국인 무술감독이 참여했다는 액션 장면의 수준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순간순간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연출이나 호흡이 아쉽습니다.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니만큼 변주와 아이디어의 활용이 필요한데

초반에 몇몇이 소비된 이후로는 동어반복 같은 액션이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다만, 그 과정에서의 폭력과 잔인함의 수준은 19금이 걸릴 정도로 상당한 편입니다.

 

액션의 서사에 있어선 주인공이 마냥 강력한 먼치킨이 아니라

상당히 자주 실신하고 잡히고 얻어맞아서 중상을 입어요.

그때마다 다시 빠져나오거나 부활하는데 이 부분이 좀... 성의가 없습니다.

한 번 정도라면 아드레날린 버프라고 믿겠는데 몇 차례나 반복되면 좀비인가? 싶은 맘이 들죠.

[존윅] 시리즈에서의 미스터 윅도 비슷한 경향이 있지만 이런 의구심을 일으키지 않도록

쉬어가거나 회복하는 타임을 넣는다거나 하는 장치가 있는데 이 영화는 구성상 이마저도 거의 없거든요.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악역과 행위의 묘사였습니다.

앞서 줄거리를 요약해 드렸습니다만.. 영화 중반 쯤에선 주인공의 가장 큰 목표가 증발합니다.

설마 설마 하다가 '일말의 희망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깔끔하게 정리되는 화면에서 좀 놀랬어요.

덕분에 주인공의 최종 안타고니스트 격인 녀석을 관객도 처치하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떼강도단의 군상을 그려내는 방식인데요

이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일종의 '신파극' 적인 장면들이 나옵니다.

가족이나 동료가 처절하게 사망하고 그 모습을 보며 오열하고 분노하는 거죠

동시에 공포에 떨거나 순수하게 슬퍼하며 말 그대로 통곡을 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그게... 비단 주인공과 피해자인 열차 승객에 한하지 않아요.

악당인 강도단 녀석들이 '누구누구야.. 크허어어억!'거리며 닭똥같은 눈물을 쏟고는

끈끈한 가족/동료애를 내비치는 장면이 매우 자주, 길게 비춰집니다.

이게 기묘할 정도로 사실적이고 생활밀착적으로 그려지는데 

어느 지점에선 오히려 강도단이 불쌍해 보일 지경입니다.

 

대체 왜 이런 연출을 선택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좋게 말해 다면적인 묘사고 나쁘게 말하면 감정이입을 망치는 벽이 됩니다.

순수히 주인공이 잡아 죽여야만 할 악당들에게 매우 찐득한 사연과 정체성을 부여하거든요.

그렇다고 '이들에게도 사연이 있습니다'라는 수정주의적 폭력영화 같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좀 기묘해요... 그런데 이게 또 헛웃음 나오면서도 설득력은 있단 말입니다.

 

색다른 액션물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영화였습니다.

 

+

 

인도 영화라고 막연한 불안감 가지는 분도 있을 텐데 마쌀라 무비 아닙니다.

뮤지컬도, 특유의 낙천적 코미디도 없는 말 그대로 피칠갑 액션영화예요.

 

 

 


클랜시

글쓰고 영화보는 인생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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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파워핑크걸 2시간 전
    극공감됩니다ㅋㅋㅋ
    "누구누구야~!!크허억 흐어엉!!!
    감히 누구를 죽이다니,용서하지않겠다!!!"

    ...뭐지?우리가 나쁜편인가요?싶었습니다😅

    그래도 뭐 킬링타임 정도는 됐고 생각없이 즐기며 팝콘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 advantianjile 1시간 전

    저도 이렇게 죽은 사람들한테 한명 한명 일일이 애도하고 오열하는 영화는 처음 봤습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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