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2091784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신작 <에밀리아 페레즈>가 프랑스에서 8월 21일에 개봉해서 보러 갔다 왔습니다

2024년 칸 영화제 단체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 수상작이죠

이런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보러가야 하는데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20편 가까이 밀려있는 바람에

다 보고 난 뒤에 개봉 2주쯤 지나서 보게 되었네요

 

이 영화에는 느와르와 뮤지컬, 가족 드라마와 퀴어물, 사회파 리얼리즘과 구도적 이야기가 모두 뒤섞여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 영화를 안 본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그게 한 영화에 다 섞이긴 하냐'라는 대답을 들을 것 같을 정도로

영화의 거의 모든 요소들이 겉보기엔 서로 이질적입니다

뭔가 하나가 애매하거나 잘못되면 영화 전체가 어색보일 법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자크 오디아르는 그 요소들을 갑자기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장면들을 계속 보여줍니다

그 장면들을 보는 제 느낌이 어땠냐면, 영화가 15~20분 간격으로 다이너마이트를 떠뜨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즉발적인 에너지가 대단한 영화였어요

 

이 영화의 배경은 대부분 멕시코이지만 실제 촬영은 프랑스 파리의 세트 촬영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배경과 미술의 사실적인 느낌과 세트 공간의 추상적인 느낌이 같이 공존하는데요

이 불균질한 느낌 위에서 펼쳐지는 장르나 다른 요소들의 충돌이 영화를 계속 이끌어갑니다

대단한 건 그 충돌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내 응축하고 터뜨리는 배우들입니다

이 배우들은 서로 부딪히면서 더 빛을 발하는 영화적 앙상블을 통해

정말 강렬하고 관객을 단숨에 잡아채면서도 서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는 물론이고 조 샐다나와 샐레나 고메즈도 각자가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냅니다

 

남성성이 주로 활약을 펼치는 느와르 장르이지만

이 영화에서 남성 캐릭터는 도구화된다는 느낌에 가까울 정도로 배제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여성 캐릭터들로 이끌어가는 영화인데요

그래서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로 보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페미니즘 영화라고 단순히 결론내리긴 힘듭니다

왜냐면 영화를 보다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 쉬이 짐작이 안 되는 기분 좋은 혼란에 있다보면

이 영화가 구원을 갈망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거든요

자크 오디아르 전작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MV5BNTU4M2M1YmItYjM3Zi00ZTViLWI1ZWMtYjAwMTc4NWFlOTkxXkEyXkFqcGdeQXVyNDY5NTQyMDU@._V1_.jpg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57432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2] file Bob 2022.09.18 466742 143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4] file admin 2022.08.18 799606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5] admin 2022.08.17 547903 150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5] admin 2022.08.16 1207008 142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14740 173
더보기
칼럼 Tim Burton의 저평가 받는 진짜 명작 [17] updatefile 5kids2feed 21:19 2070 11
칼럼 <원맨> 누가 성인이고 누가 죄인인가 [4] file 카시모프 2024.09.05 1044 5
불판 9월 9일 (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3] update 합법 2024.09.06 4873 19
불판 9월 6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21] 붉은노을 2024.09.05 7290 29
후기/리뷰 <에이리언: 로몰루스> 소소한 후기 [3] new
12:47 122 2
영화관잡담 직영, 위탁은 스낵도 질 차이가 큰가요?! [5] newfile
image
12:46 231 1
후기/리뷰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newfile
image
12:32 78 0
영화잡담 빅토리 역주행하네요 [9] newfile
image
12:07 777 9
영화관잡담 울산 임영웅 포스터 소진 됐겠죠..? new
11:47 100 0
영화잡담 파일럿 = 딸에 대하여 엄마가... [6] new
11:40 400 7
영화정보 (MCU) MCU 7가지 루머 [1] newfile
image
11:33 316 3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더블 캬라멜 앤 치즈 팝콘 [3] newfile
image
11:32 319 2
영화잡담 안녕,할부지/ 레드불t1/ 러빙빈센트/ 코마다위스키패밀리 묶음리뷰 newfile
image
10:59 178 4
영화잡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서 폭죽 사고 신고 접수…16명 부상 new
10:50 342 1
후기/리뷰 영화 브로커-짧은평 new
10:40 237 0
영화잡담 <에밀리아 페레즈> 후기 [7] newfile
image
10:35 237 6
영화정보 <사랑의 하츄핑>90만 관객 돌파! [8] newfile
image
09:35 519 7
영화정보 맬깁슨 감독,마크 월버그 주연<플라이트 리스크>내년 1월로 개봉연기 newfile
image
09:23 246 1
영화정보 <스마일 2>신규 포스터 [8] newfile
image
09:14 335 1
영화관정보 (약스포) <비틀쥬스 비틀쥬스> 북미 영화관에 출몰한 비틀쥬스 [1] new
08:59 437 3
영화잡담 쿠팡플레이에서 본 '리볼버' 후기 (스포O) [8] newfile
image
08:53 342 5
영화잡담 오늘은 푸바오 보러가요 [2] newfile
image
08:52 208 0
영화잡담 레이디 가가_Lady Gaga 보그(VOGUE) 화보 [1] newfile
image
08:37 255 3
영화잡담 위노나 라이더_Winona Ryder 어나더(AnOther) 화보 newfile
image
08:36 262 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