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해당 글엔 <스즈메의 문단속> <더 배트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는 홍보하는것과 실제 영화가 좀 다르게 비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으레 사람들이 그동안 이미지로 떠올리는거는 <초속 5센티미터>나 <언어의 정원>같은 초기작, 또는 최근 <너의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를 떠올리실수 있겠는데요. <스즈메의 문단속>은 스포가 안되는 선에서 최대한 말씀드리면 <별을 쫓는 아이>의 리부트+리메이크라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입니다. <너의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같은 청춘 영화, 로맨스 영화가 아닌 가족 영화, 로드 무비에요. (오히려 그점이 무난하게 작용할수도...)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슬램덩크처럼 흥행을 쏠쏠하게 할것이냐... 그점은 좀 의문이 들긴합니다. 오히려 운 좋으면 <날씨의 아이>, 운 나쁘면 <원피스 필름 레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기 전에 우선 <더 배트맨>의 사례를 참고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워너브라더스 일본 지사가 트위터로 무려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를 대놓고 공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케팅 차이냐, 그게 아닌 <더 배트맨> 후반부에 나오는 "수해" 장면이 일부 관객에게 PTSD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문이었습니다. 먼저 개봉한 우리나라에선 저게? 싶은 장면이지만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저런걸 미리 고지하는게 당연한 방향인것 같더라고요.
아래 영상을 보시면 왜 일본에서 이런 고지를 사전에 내리는지 이해가 어느정도는 되실겁니다.
그때문에 일본에서 공개되는 국내외 콘텐츠에 지진이나 쓰나미/해일이나 관련된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면 거의 무조건 <지진 또는 쓰나미 관련 장면이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붙이고 공개합니다. 얼마 전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데이스> 예고편도 이 문구를 삽입한채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이같은 방침은 <스즈메의 문단속>에도 적용이 되어서 공식 사이트와 트위터에 "지진 장면과 긴급재난문자 발송 알림음 수신 장면이 있다. 알림음은 실제와는 다르게 처리하였으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 점을 숙지하고 관람하길 바란다" 라는 경고문을 게재했고 실제로 일본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상영중인 상영관에도 아예 입장전 이 경고문을 붙여놨더라고요.
안그래도 해당 장면들의 연출이나 음향이 세서, 몰입해서 본 저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였는데 일본 관객들은 다르게 느낄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정서가 녹아들었는지 <스즈메의 문단속>은 감독의 전작과 전전작과 비교해도 분위기가 진중하고 어둡습니다. (유머나 개그도 나오긴 하지만 좀 자제한 편입니다) 그리고 중후반부부턴 이 영화가 본격적으로 말하고자 하는걸(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여파와 후유증) 노골적으로 꺼내서, 우리나라 관객들한텐 "저게 뭐야?" "그래서 어쩌라고" 라고 비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외로 장편 애니메이션치고는 긴 2시간이라는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는 전개를 거의 압축해놓다시피 한데다(유튜버들의 요약 영상처럼) 몇몇 중요 감초 캐릭터들은 서사를 아예 일본 내 상영시 제공된 특전 소설로 빼버려서 앞서 말한 재난 소재와 합쳐져 난잡하게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보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IMAX나 Dolby Cinema로 개봉하는 값은 하긴 하고 (눈요깃거리가 적진 않습니다) 감독 특유의 비주얼도 살아있어서 무난하게 돈값은 하는 작품은 맞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라 작품성도 어느정도 보장은 하고요.
다만 요즘 <슬램덩크> 흥행처럼 이것도 똑같이 흥행할거냐 라고 질문한다면 저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앤트맨보다는 낫긴 하겠지만 이것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것만 같은 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