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정당한 보상'은 얼마?①] 잘 나가던 한국영화, '이윤압착'이 낳은 빈사상태
기사링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2/0002293527?sid=103
기사일부
한국영화에서 투자자들이 썰물 빠지듯 빠져버렸다. 밀물이 언제 돌아올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평균 제작비로 100억 원이 투입되는 상업영화로서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지난 20년간 한국영화는 호황을 누렸지만 정작 투자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코로나 동안 OTT가 가정 깊숙이 침투했고, 이는 '관람 습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극장 티켓 가격은 껑충 뛰었는데 나오는 영화의 퀄리티는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2019년에 머물러 있다. 관객은 영화에 관심을 잃었고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때를 놓친 물고기들만 뻘에 몸뚱이를 노출한 채 퍼덕이는 중이다.
CGV의 경우, 잘 알려진 것처럼 2016년 8000억 원을 들여 터키의 멀티플렉스를 인수했다. 2014년부터 하락한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현재 당시의 1/10까지 떨어졌다. 단순하게 말하면, 8년 전 8000만 원 주고 산 주식이 지금은 800만 원이 되어버린 것. 누군가에게 되팔기도 난망한 상황에서 CGV는 지금도 본사가 터키 법인의 수백 억 적자를 메꿔주고 있다.
8000억 이라는 돈은 2년 동안 매해 상업영화를 40편씩 만들어낼 수 있는 돈이다. 화려했던 한국영화 20년 역사는 창작생태계로 순환되었어야 될 돈을 독과점 수직계열화를 통해 하마처럼 빨아들인 멀티플렉스가 터키에 갑부를 탄생시켜주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왜 하필 터키였을까? 여러 의혹들이 머리를 맴돌지만,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는 말이 진리라는 것만은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