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
개인적으로는 어둡고 우울한 영화보다는 밝고 가벼운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재난 상황에서의 여러 인간군상들을 다룬 영화라는 대략적 후기를 듣고는
취향에 그다지 맞지는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을 안고 갔지만,
의외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 오래간만의 수작이네요.
올해가 어느 정도 남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의 올해의 영화로 꼽아도 될 정도인 것 같습니다.
재난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펼쳐 보여지는
아파트 주민들의 여러 행동들로 얽어진 군상극.
영화는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딜레마적 상황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저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제가 수십년 간 살아오면서 생각해 왔던 선과 악, 법과 도덕,
그 외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여러가지 관념이나 판단기준들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위협받습니다.
"나는?
영화에서 저에게 던진 이 질문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 잠자리에 들기 직전인 지금까지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관객에게 딜레마적인 선택을 요구하는 형식의 영화가 없진 않았지만,
이 영화는 그뿐만 아니라 영화적 재미도 놓치지 않은 것 같아 만족스럽네요.
보통 극장에 들어갈 때 상영관 안이 건조해서 늘 생수 한병을 들고 들어가는데,
오늘은 영화 시작 전 광고타임때 한모금 마시고는
목 축이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해서 보았네요.
끝나는 거 확인하고서야 목마름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조금도 안 움직이고
화면 꺼지는 거 확인하고서야 상영관 나왔습니다..
일부러 늦게 나간게 아니라 여운 남아서 멍하더라구요.
보고서 이렇게 여운 남는 영화 오랜만입니다. 아무튼 최고네요..
* 이병헌 배우 연기는 명불허전.
올해의 영화 땅땅땅입니다.
---인간의 선과 악, 법과 도덕, 배려심과 이기심, 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 ☆ 4.5
#콘크리트유토피아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저도 영화 끝나고나서 박지후 배우가 부른 아파트 노래가 좋기도 했고 여운이 남기도 했어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