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들이 좋아서 뒤늦게 챙겨 봤는데 <강변의 무코리타> 이 영화 참 좋네요~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는 특유의 오글거리는 톤/비장한 멘트가 좀 버거워서 가리는 편이었는데요.
(일단, 로맨스물은 아예 제끼는... ㅋㅋㅋㅋ)
예~전에 워터보이즈, 스윙걸즈 같은 대놓고 코믹물과
원작만화를 좋아했던 데스노트, 기생수, 바람의 검심, 이누야시키 같은 실사영화들,
애니 중에선 지브리(하야오)나 마코토 작품 외에는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슬램덩크만 챙겨볼 정도로
취향이 지극히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ㅎㅎㅎ
(오글거리는 거 참으며 꾸역꾸역 챙겨보는 편...ㅋㅋ)
그러다 몇년전 <기쿠지로의 여름> ost를 피아노로 쳐달라는 (썸타던?) 지인 때문에...
그게 대체 뭐지? 싶어서 봤던 영화가 맘에 든 이후로...
종종 이런 류의 (안 오글거리는+슴슴한+멜로물 아닌) 일본영화에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다만, 안익숙하다보니 좋은 리뷰가 눈에 확 띄는 영화들에 한해서 가~끔 시도하게 되는듯요. ㅋ
(동진리 말씀대로 이렇게 취향이 점점 넓어지는 건가...)
좋았던 영화 예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실사/애니 둘다...)
<꽃다발처럼 사랑을 했다> 두개는 평이 좋아서 봤는데,
로맨스임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 대만족 했습니다.
<러브레터>도 어릴때 좋아했던 거 같아요. 2는 그닥...
올해 본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은 기쿠지로 이상으로 굉장히 맘에 들더군요.
앞으로 애들 나오는 일본 여름 영화는 꼭 챙겨봐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힐링되었던...
그리고 <카모메 식당>은 넘 나른하다 느꼈습니다.
다만, 카모메식당은 제가 휴가내고 제주 올레길 걸은 뒤 도착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틀어준 거라...
뭔가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하는 지금 상황이랑 참 비슷하구나~ 싶은데다 살짝 샹그리아 취기가 오르면서...
노곤노곤~해진 바람에 그 기분으로 기억하는...ㅋㅋ
<강변의 무코리타>는 올라오는 리뷰들이 꽤 멋지길래 걍 한번 질러본건데...
오~? 영화 분위기가 굉장히 취향저격이네요.
어찌보면 인물들이 다들 죽음과 관련있는 묵직한 주제임에도 일상적으로 소소하게 다룬게 맘에 들더라구요.
그나저나 전 공복에 봤는데 순간 밥 먹고 보라는 리뷰들이 퍼뜩 떠올랐습니다.ㅋㅋㅋㅋㅋ
어후~ 스끼야끼! 어후~ 갓지은 흰 쌀밥! ㅜㅜ
시마다의 깨방정을 보며 초딩 땐 나도 저러고 놀았는데... 싶으면서 (장난치는거 좋아하는 오지랖형 인간임.ㅋ)
마지막으로 비 맞고 즐거워한 게 언제더라?
20대때 전통사찰은 매년 여름마다 답사했었는데... 가장 최근에 가본게 언제였지~ 그 고즈넉함이 그립구만~
와아~ 멜로디언! 추억돋는구나~!
가지에 젓가락 꽂아서 동물만드는 거 저거저거!
푸흡~ 뭐 저런 연이~! (욕 아님)
신기하게도 이 영화는 각종 주변의 음향/여름의 소음들이 현실감 장난아니게 들어오다보니...
어릴 때 추억이 몽글몽글하게 떠오르면서, 점점 감각들이 생생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호오... 이런게 일본영화의 맛인건가...
저는 왠지 어릴적 동심의 추억이 떠오르게 하면서
기분좋아지는 영화(동화)가 잘맞는건가 싶긴 한데요.
혹시 이런 슴슴한 톤이거나 액션장르 팬에게 추천할만한 일본영화가 또 있을까요?
p.s. 죽음에 대한 첫 경험.
제가 처음 장례식장에 가본건 고딩때 반 친구들의 부모상이었습니다.
(당시 13반의 저주라고 불릴 정도로 일년동안 세 학생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연달아 돌아가신...)
근데 영화를 보다보니, 그 이전에도 죽음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바로......
10살차이 나는 제 동생이 유딩시절 키우던 미니 거북이 두마리가...
세상에... 동생넘이 아껴준답시고 어항에 지가 먹던 딸기 요플레를 풀 때부터 왠지 쎄~했는데...
물에 사는 동물이니까 같이 목욕하겠다면서 뜨거운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그만........... ㅜㅜ
당시 잔인하게 탕이 되어 죽은 거북이도 불쌍했지만,
어린 동생이 충격받았을까봐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되나 온가족이 걱정했던 기억이...
(정작 얜 다행히도? 기억을 못해요. 저만 충격받았나 봄;;)
p.s. 역시 제때 제때 봤어야...
넘 늦게 보다보니 굿즈 하나 못건진게 속상하군요.
포스터든 뱃지든 렌티든 하다못해 젓갈통?이라도...
아무거나 유품처럼 하나 간직하고 싶단 생각이...ㅋ
지난 십여년간 나온 일본 학원청춘물 중에서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