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평가로는 걸작이네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벽 너머에 있는 독일 사령관의 낙원 같은 집을 영화의 전경으로 끌어오고 드러내는 반면
홀로코스트가 벌어지고 있는 억압과 학살의 현장을 영화의 후경으로 배치하고 은닉시킵니다
하지만 영화는 기하학적인 내화면과 외화면의 사운드로 전경과 후경 사이의 일종의 긴장을 계속 만들면서
영화 스스로에게 균열을 내고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더 나아가서 강박적이라 느껴지는 칼 같이 계산된 이미지와 그 이미지의 기이한 연쇄를 통해
영화의 주인공인 독일 사령관과 그의 아내의 평범한(?) 삶의 풍경을 보며 그들의 내면을 더듬는데요
클로즈업 없이 거의 풀 샷으로만 이루어진 인물 쇼트는
그 자체로 인물들에게 차가운 냉소를 보내면서 그 내면을 탐구하는 데까지 이어집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들은 당연히 비극을 재현하는 미학적 방식에 대한 논쟁을 피할 수가 없는데
개인적으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미학적 방식에 있어서
정말 독창적인 걸작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가 스스로 영화의 요소들을 해체하는 느낌도 있는데
그렇게 영화의 요소들 사이에 충돌을 만들면서 그것을 역사에 대한 심리적 탐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어요
다만 '홀로코스트를 미학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괜찮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이 작품은 문제작이라면 문제작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독특하고 모호한 영화여서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는데요
아마 미래에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라면 아마 꼭 언급될 작품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상영 전에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가 나와서 칸 영화제 초청 뒷 이야기를 해줬는데
클로드 란츠만 감독에게 이 영화를 보여줬더니 이 영화를 좋아했다고 한 게 기억에 남네요)
후기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