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홀드백(Hold Back)’ 기간을 ‘극장 개봉 후 6개월’로 규정한다. 우선은 정부가 앞으로 지원·투자하는 작품에 이같은 규정을 먼저 적용한 뒤 향후 한국영화 전체로 대상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구독형 OTT로 넘어간 한국영화 대부분이 개봉 후 약 1~3개월 만에 공개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발표되는 홀드백 규정은 월정액제 구독형 OTT에서 추가 비용 없이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상품(SVOD)에 도입된다. IPTV 등에서 건당 요금을 내고 보는 개별구매 상품(TVOD)은 해당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최신 영화를 사실상 무료로 감상하는 경우만 일단 막겠다는 것이다. 또 관객 10만명 미만, 제작비 30억원 미만 등 소규모 작품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둘 예정이다.
홀드백 규정이 당장 적용되는 건 정부 지원 작품들이다. 문체부의 제작 지원을 받는 독립·예술 영화뿐 아니라 정부 모태펀드를 통해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받는 일반 상업영화까지 모두 대상이다. 지난해 실질적으로 개봉한 한국영화 210편 가운데 문체부 콘텐츠 펀드의 투자를 받은 작품은 총 62편(약 29.5%)이다. 지난해 10만 관객 이상 일반 한국영화 중 OTT로 넘어간 작품이 24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도 포함된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건 OTT 직행으로 한국 영화산업이 코로나19 국면이 종료된 이후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흥행작으로 활력을 되찾은 듯 보이지만 가장 큰 수익원인 극장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시기에 못미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극장 매출은 총 5984억원으로 2019년(9708억원)의 약 61%에 불과했다. 한국영화의 스크린 점유율도 하락 추세다.
OTT로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작품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경로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극장에 걸린 작품이 일정 기간의 홀드백 없이 곧바로 OTT로 넘어갈 경우 극장은 물론 한국 영화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선택 폭이 줄어드는 등 소비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결국 영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의 최대 수익원은 극장 티켓인데 사람들한테 극장이 외면받으면 누가 영화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뉴 노멀’이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한국영화는 한두 달만 기다리면 OTT에 뜬다’는 인식이 점점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화가 완전히 굳어지면 홀드백 극장 상영과 OTT 스트리밍 계약 사이에서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들이 부차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IPTV 등의 개별구매 TVOD 서비스도 유명무실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한국영화를 살릴 길은 더욱 요원해진다는 게 영화계 전반의 우려다.
다만 홀드백 준수 의무를 법제화하더라도 모든 영화에 대해 일괄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극장가에서 예상 외로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작품들의 경우, 홀드백 기간이 길면 길수록 OTT에 넘기기도 어려워져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오리지널 시리즈나 투자를 통해 한국 영화를 제작해온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사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예외 규정을 둘 수 밖에 없다. 이는 제작비 규모가 작은 독립·예술 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홀드백 의무화가 한국 영화산업 회복의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우로 활동하는 박근수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는 “홀드백을 제도화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극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홀드백은 최소한의 장치로 두고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망 사용료에서 일정 비율을 떼는 식으로 OTT사들도 영화발전기금을 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naver.me/IFI1fUPl
개별 구매는 홀드백 해당 아닙니다. 다만 이제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월정액제 구독형 OTT에는 한국 영화들 빨리 안나오겠네요
근본문제부터 찾아야지 이건 미봉책 같아요.
근본은 비싼 티켓값 같은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