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5381431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겉으로 보기엔 설날을 노리는 B급 영화인 시민 덕희가 점점 입소문을 탄 것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 영화가 유명한 실화(보이스피싱을 당한 한 여성이 가해자의 범죄조직을 잡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경찰이 이를 받아주지 않자 직접 나서 잡았으나 이 업적을 아무것도 안한 경찰이 챙기자 고발한 사건)이며 두번째는 예상밖으로, 시사회 반응이 의외로, 정말 의외로 좋았다는 점입니다. 

다만 위 두가지는 영화 관련 정보를 알아봐야 하기에 이 영화를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에겐 세번째가 떠오를 것입니다. 그건 바로 제2의 걸캅스라는 것을요.

시민 덕희는 당연히 걸캅스의 후속작이니, 스핀오프나 프리퀄 같은 배경이 같은 시리즈가 아니며, 감독도 다름니다. 주인공과 조력자들이 여성(이마저 실화를 생각하면 당연하고요.)이지만 이들은 걸캅스와 달리 경찰이 아닙니다.

하지만 왜 제2의 걸캅스라 불리게 된 이유는 시민덕희에서 실화의 여성을 맡은 라미란이 걸캅스에서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 개봉한 걸캅스는 손익분기점을 넘었긴 했음에도 수준 낮은 완성도와 노골적인 영화의 메시지로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으며 비극적이게도 성별 갈등으로 이어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개봉했을 당시 영화에 취미를 들긴 해도 1달에 5편 미만으로 보는 지라 걸캅스를 볼 생각조차 없었고, 그 이후로 몇년 동안 OTT로 들어왔음에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 영화를 보기로 한 것은 위 두번째인 시사회 반응에 호기심이 들어 시민 덕희를 보자고 결정내리다 제가 전혀 라미란의 작품을 보지 않았다는 점(단역에서 조연은 봤어도 주연은 없었습니다.)에서 이 영화를 택했습니다. 평이 최악이거나 최고라 하든간에 라미란 작품에서 가장 유명하니깐요.

 

 

서론이 길었네요. 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image.png.jpg

 

영화 걸캅스는 한때 전설의 형사라 불렸던 미영과 과한 폭력으로 말 많은 형사 지혜가 어느날 접하게 된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되어 이를 막고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장르는 버디물이고 전개도 '글러먹었지만 정의만큼은 누구보다 좋은 경찰이 최악의 사건을 막아내고 악인들을 물리친다.' 라는 전형적인 경찰 무비의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외 연출이나 캐릭터, 액션에도 별 특이점은 없습니다. 물론 완성도는 예외고요.

그래서 이 영화는 여기서 그쳤다면 지금까지는 커녕 2020년이 되기도 전에 잊어졌을 영화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걸캅스는 논란많은 주제를 기어코 넣으면서 정반대로 되었는데 그건 페미니즘인 것 입니다.

 

물론 페미니즘이 망작의 조건이 된다는 건 아닙니다. 제가 고평가한 영화 중에서 페미니즘이 담긴 영화를 뽑으라면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쓰리 빌보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 밀리언 달러 베이비, 킬빌 등등 많습니다. 이마저 고평가가 아닌 수작까지 늘린다면 몇배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걸캅스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왜냐면, 단순히 낮은 완성도도 있지만 페미니즘의 메시지가 수준낮고, 노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화는 몇년전에 봤었던 '얼굴 없는 보스'와 같았는데 얼굴 없는 보스의 경우 '청춘들을 위한다'며 조폭 미화물을 자그마치 2020년대에 상영하는 희대의 망작이었습니다. 

그나마 걸캅스는 '얼굴 없는 보스'에 비하면 최악은 아닙니다. 적어도 의도는 좋았기 때문입니다. 정준영 게이트로 세상이 들썩였던 2019년에 불법촬영물를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점은 칭찬 받아야 합니다. 특히 이후 승리를 비롯한 가해자가 꼴랑 1년 반에서 5년정도의 형량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걸캅스는 이 메시지를 관객에게 각인하고 싶어한 나머지 주제에 대한 선을 넘은 게 걸캅스의 최악의 오점이라 하겠습니다.

 

걸캅스는 여성 범죄를 다루지만 정작 남녀 차별을 일으키는 희대의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역은 여자, 악역은 남자라는 장치만으로도 벅차는데 거기서 모자라 경찰 직업을 가진 남성들을 몰입감이 깨트릴 정도로 수준 낮은 직업정신을 보여주게 만들기까지 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주인공의 주장을 무시하거나 주인공의 업적을 가로채는 것은 부패한 경찰로서 생각하면 넘어갈수 있어도 시민들이 지나가는 인도에서 강간범을 옹호하는 대사를 하는 장면은 대체 이게 영화에 나오는 각본 맞나 싶었습니다. 심지어 범죄자의 경우엔 여성 주인공을 비롯한 여성 캐릭터에겐 성적의 존재로만 보는 존재로 나오는데 본편 내내 무거운 분위기로 갔으면 몰라도 가벼운 분위기로 가던 영화인지라 갑자기 불쾌한 대사들을 내던져 정말 쌍욕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가벼운 영화라도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법은 있습니다. 괜히 블랙 코미디란 단어가 있는게 아니니깐요. 하지만 이 영화는 초중반까지 전체이용가 수준의 전개를 보여주고선 수위는 15세, 단어는 저질스런 청불로 변하는 것은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남성만 문제였냐면 그것도 아닌데 여성 캐릭터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관객에게 사이다를 선사하겠답시고 시민 보는 앞에서 폭력을 휘둘려도 당하는 사람이 범죄자란 이유로-심지어 쓰러졌음에도- 방관하거나 위 남성의 비하로 여성들을 편애한다는 등 자잘한게 많은데 딱 한 장면으로만 설명 하겠습니다.

그 장면은 초반부 경찰서에 찾아온 미영의 캐릭터를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미영은 남성 경찰 보다 강한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의 문제점은 이 정보는 본편에서 가장 쓸모없는 정보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남녀갈등이 번지게 된 경찰서가 메인 플롯이면 모르지만 걸캅스의 메인 플롯은 경찰관 VS 범죄자라는 것입니다. 본편의 악인들은 범죄도시처럼 강하지 않지만 주변 경찰들마저 못 잡은 끈질긴 악역인데 이러한 악역을 이 캐릭터가 잡을 수 있다는 증거라고 보여주는 장면이 고작 이런 장면인 것입니다. 아마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여성은 남성보다 강할 수 있다!'라 생각하고 만든 거겠지만 범죄자에겐 의미없는 것에 불과합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인간의 선을 넘은 인간쓰레기, 경고 없이 스프레이로 기절시키거나 일부는 경찰임에도 화재를 일으켜 죽이거나, 끝내 자신이 붙잡히는 위기에 몰리자 시민들을 중상에서 죽음에 가까운 뺑소니를 일으키는 악인에겐 고작 물통 올리는 건 부족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런거에 신경쓰지도 않았죠.

 

 

자그마치 1시간 47분 동안 영화인지 프로파간다인지 싶은 작품에 저는 중간부터 술을 택했습니다. 술을 택하면 적어도 영화를 다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걸캅스는 주제 없이도 취한 사람을 정신을 깨트리고 남는 병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액션 영화임에도 근래 MCU의 망작마저 비비지 못한 수준의 액션신의 편집이나 경찰 영화니 경찰과 관련된 개그가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나온 건 똥오줌 개그랑 사람 죽인답시고 전기면도기를 가져온 무식한 외국인밖에 남았고 여성 영화라 하지만 정작 후반부는 배테랑을 따라한 뒤떨어진 센스에 저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쿠키 영상은 포기하기에 이르었습니다.

 

이 영화는 최악이고 쓰레기고 있어선 안되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존재를 지우기 전에 할일은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 성범죄는 0순위) 그건 감독이 배우 라미란에게 사과해야하는 점 입니다. 이 영화 걸캅스를 망친 것은 감독이지만 정작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주연을 맡아 관객들에게 기억되어 신작이 나와도 '걸캅스 주연'이란 희대의 이미지로 남겨진 배우 라미란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그외 배우인 이성경이나 엄혜란, 전석호 등의 배우들은 비중이 낮거나 그래도 A급 연기력으로 보증받는다던지 이후 드라마로 가서 피해는 별 안 입었지만 라미란은 이것이 첫 주연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정직한 후보 시리즈는 일절 안 봤으며, 걸캅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영화인 고속도로 가족 마저 위 이미지 때문에 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었습니다. 라미란 주연 영화가 예고편으로 나왔을때 반응은 걸캅스가 나왔으며 오프라인에서도 주변인들에게 이것 때문에 안 본다고 했으니깐요. 시민 덕희 마저도 시사회가 개봉 전날 나왔다면 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만약 시민 덕희로 라미란이 재조명 받지 못한다면 단언컨대 송강호와 주연을 맡든 진지한 연기를 맡든 심지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는 작품에 출연하더라도 걸캅스의 얘기는 나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이 영화의 의의는 여성 버디 무비라고 하는 점입니다. 2019년까지 나온 버디 무비의 주인공이 다 남성이었고 그렇기에 유명해진것이라고 덧붙였죠.

하지만 과연 일반인에겐 버디 무비의 남성 주인공이 남성이여서 기억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도대체

저질 개그 없이도 자신만의 애드립으로 범죄자를 반죽음 하는 마석도가 남성이어서 기억되었나요?

경찰임에도 악질적인 성격을 가진 형사지만 자신을 건들린 범죄자만큼은 조지는 강철중이 남성이어서 기억되었나요?

한때 실수를 저지르기 했어도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조태오를 물리치고 과거의 잘못을 마침내 반복하지 않은 서도철이 남성이어서 유명했나요?

 

하지만 영화 걸캅스의 주인공인 두 여성이 보여준 매력은 저질개그와 과한 폭력, 그리고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0/5

 

 

 

*이제야 안건데 정준영은 다다음달 출소라 하네요 하.......................................................................

*2 생각 외로 걸캅스에 카메오가 은근 많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부는 대충 만든 캐릭터로밖에 활용해 오히려 짜증이 났습니다.


뒷북치는비

왓챠피디아에 코멘트 하나가 좋아요 10개 박을 때까지, 혹은 이후에도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프로무인러 2024.01.19 09:04
    아 걸캅스.... 영화관에서
    피곤하지도 않은데 처음으로 졸았는데
  • profile
    카카오 2024.01.19 09:08
    걸캅스 극장에서 봤을 때 라미란 배우가 연기 잘해주셔서 웃참 못해서 빵터진 장면도 있었지만, 당시 반응도 그렇고 아쉬움이 있긴 하더라고요..
  •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1.19 12:44
    저도 당시 평이 너무 안 좋아서 극장을 찾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거 원...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5716 9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94018 135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25005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73470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08525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6612 169
더보기
칼럼 <정이> SF의 탈을 쓴 아무 말 대잔치 [16] file 카시모프 2023.01.31 1749 23
칼럼 <프레이> 리뷰 - 온전하게 계승된 사냥의 정신(feat. <프레데터(1987)>) (스포일러) [2] file 아스탄 2022.08.26 1288 3
현황판 <CGV 아트하우스> 상시 굿즈 소진 현황판 [300]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3.01.14 191028 130
현황판 인사이드 아웃2 굿즈 소진 현황판 [26]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2 19640 28
불판 7월 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20] update 무코할결심 2024.06.28 6987 57
불판 Bifan2024 일반예매 불판 [11] 너의영화는 2024.06.27 4635 8
영화잡담 2024년 첫 번째 10억 달러 흥행 영화가 생기다 new
05:57 47 0
영화정보 ● 미국 주말 박스오피스 20 (6/28~30) Inside Out 2 1위 ㅡ 10억불 넘기며 역대 52위 newfile
image
05:55 26 0
영화정보 ● 한국 주말 박스오피스 20 (6/28~30) 인사이드 아웃 2 1위 newfile
image
04:49 100 1
영화관잡담 CGV 인천 5관 무슨일이죠? 미쳤어요 new
profile aro
03:15 465 5
후기/리뷰 [호,약스포] 마거리트의 정리 [2] newfile
image
01:59 135 1
후기/리뷰 <쉰들러 리스트> 간단 후기 [1] newfile
image
01:47 201 4
영화정보 <인사이드 아웃 2> 3주차 흥행 정리 - 3주연속 1위, 픽사 역대 3위, 글로벌 10억 돌파 new
01:28 224 1
후기/리뷰 오랜만에 본 쉰들러 리스트 후기 [3] newfile
image
00:57 336 7
후기/리뷰 (1일1영화는 실패한) 6월 한 달 영화 결산 [6] newfile
image
00:49 328 5
영화정보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시리즈 최고 오프닝 달성 (북미) new
00:41 337 5
영화정보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성편] 3부작 제작 오피셜 영상, 티저 비주얼 [6] newfile
image
00:27 593 6
영화정보 인사이드 아웃 2 10억 달러 돌파! [3] newfile
image
00:21 310 6
6월 30일 박스오피스<하이재킹 100만 돌파> [11] newfile
image
00:02 1020 16
영화정보 <모아나2>신규 프로모션 아트 [1] newfile
image
23:44 646 4
후기/리뷰 <핸섬 가이즈> 약빨고 만든 오컬트 영화 [1] newfile
image
23:39 407 6
□ 상반기 포스터로 본 BEST 20 [13] newfile
image
23:29 793 13
영화정보 [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 미즈키의 모티브(약스포) [2] newfile
image
23:25 337 6
영화잡담 무대인사 영화 취소후 재예매하는데 실패할까봐 살떨렸네요 ㅜㅜ [6] new
22:28 700 2
[태풍클럽] 이동진 평론가 별점 [3] newfile
image
22:21 1336 10
후기/리뷰 피아니스트 명작 of 명작이군요 [2] new
22:02 398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