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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의 결말을 처음 봤을 때 머릿 속에 든 생각은, '?' 하나였습니다. 이게 여기서 이렇게 끝난다고? 결말에 대해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반응만 알고 갔는데 이래서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처음에는 불호에 가까웠고요.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결말이야말로 [댓글부대]에 걸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정의구현이든 배드엔딩이든 이야기를 끝맺을 수도 없고 끝맺어서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서 자막과 함께 뜨는 임상진(손석구 분)의 첫 나레이션은[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나지만]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입니다. 그리고 찻탓캇(김동휘 분)이 본인의 실화라며 임상진에게 제보한 내용이 사실은 인터넷 창작소설 카페에 이미 올라온 글이었고, 후반부에 임상진이 취재한 '만전 댓글부대 폭로 어쩌구~.txt' 인터넷 글 작성자(비트코인 채굴)는 찻탓캇이 말한 모든 제보 내용이 거짓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다시 첫 나레이션을 봅시다. 임상진은 우리에게 자신의 글,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영화 내용이 본인이 직접 겪고 취재한 실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찻탓캇이 임상진에게 말한 것처럼요.

 

과연 임상진은 기자가 맞을까요? 어쩌면 지금까지의 모든 영화 내용이, 그리고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한 HOMES VIDEO 게시글이, 사실은 임상진이라는 관심종자 백수가 거짓에 진실을 약간 섞어서 만든 인터넷 찌라시는 아니었을까요?

 

이 영화는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 거짓인지 끊임없이 의심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꽉 닫힌 결말을 만들 수 없고 만들어서도 안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이 계속 곱씹고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원하는 바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사회고발물로 보는 것도 살짝 의문이 듭니다. 사회고발을 소재로 하고있고 실제 사건들을 살짝 꼬아서 넣을만큼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지만, 이 영화의 주제가 과연 사회고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 애당초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 정말 사회고발인지부터 의심을 해야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족) 팀 알렙의 흥망성쇠를 대관람차에 빗대어 연출한게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댓글 조작을 그저 용돈벌이로 조그맣게 시작했을 때는 아무런 불빛 없이 그저 조용히 돌았고 > 불빛 한두개가 들어가서 대여섯개의 빛줄기로 퍼져나가는 것이 네트워크로 퍼져나가는 찌라시 같았으며 > 불빛 한두개가 들어가서 대관람차 전체로 퍼지는 휘황찬란한 빛줄기는 중국산 가짜 계정 1000개씩 사서 스케일 크게 퍼지는 찌라시 같았고 > 팀 알렙이 와해되고 찻탓캇과 팹택(홍경 분)이 싸울 때 창밖의 대관람차도 운행을 완전히 중단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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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빈 2024.03.30 22:53
    저도 영화 소재와 내용 특성상 결말 그렇게 낸 거 자체는 영화와 맞고 나름 괜찮았다 생각하지만
    그래서 뭐가 진실이고 거짓이라는 건지 단서는 하나도 없이(관객 자체적으로 곱씹고 나름의 결론을 내기도 힘든...) 그저 두루뭉술 넘어간 느낌이라 뒷맛이 영 개운치않아 썩 좋은 점수까지 주진 못하겠더라고요.

    +) 대관람차가 어느순간 번쩍번쩍하네 정도만 생각했는데, 흐름에 따라 저런 의도였다니...캐치하신 거 대단하시네요!!
  • 미지 2024.03.31 00:49
    저는 이 영화가 하나의 커뮤니티 글과 같은 형식을 취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앞에서 이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실명을 쓰면 어쩌구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뒤에 자신이 할 말에 신뢰성을 얻으려고 하는 밑밥인 것이죠.
    그렇기에 영화 속 등장하는 글도 보면, 자신이 어디 있었을 때 겪은 일이라면서 시작을 합니다.

    결국 이 영화 속 임상진 기자가 겪은 일은 하나의 '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본 것이 아닌 주관적으로 본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객관적으로 쓴다고 하더라도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영화 속 이야기 중 일부는 사실일 것이죠. 하지만 100%는 아닙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지금의 인터넷 세상이니 말이죠.

    대부분은 인터넷 썰을 보면서 100% 신뢰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그것을 100% 믿는 누군가는 그 말을 보면서
    '만전이 나쁜 놈이네' 혹은 '기레기가 기레기 했네'라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영화의 감상이 물음표로 끝났다는 것은
    그래도 영화 속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사회고발극의 성격을 가진 썰 영화로 생각합니다.
    감독의 전작이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 않으실까 싶네요.

    저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편인데, 영화가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의 경계에 있는 느낌이라서
    대중적으로 어필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배급한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영화들이 대체로 이런 느낌이라서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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