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보다 못한 ‘고질라’, 관객이 외면한 이유..
영화 ‘고질라’, 과연 할리우드가 만든 괴수영화가 맞을까? 정상에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 게다가 줄리엣 비노쉬, 와타나베 켄을 데려다 놓고도 CG와 스토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니 배우들도 인상적이지 못하다.
심형래 감독의 괴수영화 ‘디워’보다 못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같은 괴수물인 ‘디워’가 2014년의 영화 기술력으로 만들어져 지금 개봉했다면 ‘고질라’보다는 훨씬 낫지 않았을까. ‘고질라’는 할리우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CG 면에서 ‘디워’보다 더 못하다. ‘디워’는 괴수 CG에 너무 신경을 써 스토리 등 다른 것들이 미비했다. 그래도 '괴수 CG'라는 한 가지 토끼는 잡은 반면, ‘고질라’는 괴수 CG란 토끼도, 다른 토끼도 모두 놓쳐버렸다.
영화의 질이 떨어지니 ‘고질라’ 마니아들, 특히 ‘고질라’에 로망 있는 남자 관객에게도 외면을 받았다. 5월26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고질라’는 지난 25일 하루 전국 331개 스크린에서 3만3,238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69만2,030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다. ‘고질라’는 지난 15일 개봉해 11일 만에 누적관객수 69만2,030명밖에 모으지 못했다. ‘고질라’는 한때 7위에 머물기도 했다. 같은 주 개봉한 ‘인간중독’은 11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고질라’보다 일주일 뒤인 지난 22일 개봉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단 3일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1954년 개봉된 원작영화 ‘고질라’(감독 이시로 혼다)는 60년 동안 ‘크리쳐(creature)물의 대명사’이자 ‘괴수영화의 표본’으로 대중문화에 한 획을 그은 것은 사실이다. 그 ‘고질라’이기에 이번 영화에 기대했던 바가 크다. ‘고질라’ 탄생 60주년 기념작으로 2014년 개봉된 ‘고질라’는 2014년에 맞게 발전했다기보다는 ‘퇴보’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2007년 개봉한 ‘디워’가 괴수 CG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혹평을 들었으나 2014년판 ‘고질라’는 그 정도가 더하다. 괴수 CG와 스토리, 둘 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
주인공인 고질라와 다른 ‘알파 프레데터’(최상위 포식자) 등 총 3마리가 싸우는 내용이 거의 전부인 영화 ‘고질라’는 러닝타임마저 123분으로, 길기까지 하다. 90분대로 끊었다면 덜 실망스러웠을지 모를 일이다.
고질라에 철학적인 것을 과도하게 담으려 했다는 점 역시 판단착오다. 원작영화에서 고질라는 언제나 신비감과 이중성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인간을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본능대로 행동하며 그가 바다에서 무섭게 일어서듯 이 본능 또한 매섭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괴물은 항상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우리 본성의 어두운 부분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대변하는 것으로 어떤 면에서 고질라는 ‘신의 분노’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의미를 이 영화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객들은 '고질라' 같은 괴수영화에서 철학적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보다는 크리쳐(creature) CG에 더욱 눈길이 더 가게 마련이다.
게다가 출연진이 쟁쟁함에도 불구하고 '고질라' 속에서는 빛나 보이지 않는다. 주요 출연 배우들은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에도 새로운 히어로로 동반 출연하는 등 요즘 한창 할리우드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애런 테일러 존슨과 엘리자베스 올슨이다. 줄리엣 비노쉬, 샐리 호킨스, 데이빗 스트라탄, 브라이언 크랜스톤 등도 출연했지만 상영 내내 영화 단점이 자주 드러나 보여 이들의 연기에 집중되지 않는다.
애런 테일러 존슨은 폭탄 해제 전문가인 해군 장교 포드 브로디 역을 연기했다. 영화의 중심 인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과 오랜만에 재회하자마자 일본에 있는 아버지를 구하러 떠나게 된다. 전쟁에서 최전선에 서지만 군인으로서의 의무와 가장으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고 과거의 사연이 많은 인물이라 표정과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를 펼쳤다.
고질라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출몰하자 포드의 아내 엘르 브로디는 도시에 갇힌다. 엘리자베스 올슨이 포드의 아내 역을 연기했다. 이 인물 역시 분주한 병원 간호사로 인명을 구조할 지 4세짜리 어린 아들 샘을 보호할지를 두고 고심한다. 영화 속에서 엘르의 상황은 비슷한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노력도 전해 감동을 준다.
와타나베 켄은 고질라를 찾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일본 과학자 닥터 세리자와 역을 맡았다. 닥터 세리자와는 ‘알파 프레데터’(최상위 포식자)라 부르는 자신만의 이론을 가지고 있고 거대한 생명체에 대해 정통한 과학자다. 전설적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한 증거를 찾고자 동굴을 찾았고 혹시 존재할지 모를 공포의 대상에 의문을 품는다.
또한 일본영화가 원작인데다 일본이 배경인 '고질라'는 왜색이 짙을 수밖에 없어 한국영화 시장에서 흥행하지 못한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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