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690507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비관적 순환론 속에서 어떨 때 혼자하거나 함께해야 윤리적으로나 실존적으로 올바르게 공생할 것인가에 대해 사실상 양가적인 부분들을 한몸으로 보면서 대답한다. 혼자와 함께도 모두 악이 되거나 동시에 선이 되며, 과거와 현재가 맞닿고 순환하는 시간선의 반복도 인간과 유인원 각자의 입장에서 마찬가지로 선악과이며, 유인원과 인간이 같거나 다르거나 같아지려하거나 달라지려는 부분들까지도 그렇다. 이기심과 이타심(공생)은 서로에게 필요조건이며, 사실상 한 몸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그 속에서 개인의 행동이 집단이나 법을 거스르려는것 또한 선이거나 필요악일 수 있다. 또는 함께라는 이름의 폭력과 가스라이팅 속에 은연중 잠식되있을 꽤 많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도 만든다.
그래서 메이가 가진 딜레마와 그 결단은 사실상 노아와 대립되는 부분이 크지만, 그자체로 같은 대의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며 프록시무스의 이기심과 의심같은 것이 오히려 개인적 성향으로는 메이와 같다. 즉, 메이는 그 중간지대에서 양자간의 딜레마와 실존을 흡수해낸 캐릭터다. 그래서 유인원으로써는 시저를 이어받는 듯한 성장영화 서사속 영웅이 될 노아가 옳을까, 결과적으로 프록시무스가 옳을까에 대한 대답은 인간에게도 고스란히 유효한 질문이며, 그 답은 아직도 실존적, 정치적으로는 결코 쉽지 않다. 윤리만이 삶의 모든 것은 아닐 때도 많으니.
역대 혹성탈출의 테마들을 직간접적으로 모두 다루면서도 새로운 서문을 여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시각효과와 다채로운 넓이를 지닌 플롯이 훌륭하고,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딜레마와 넌센스를 다루는 부분이 가장 놀랍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프록시무스도, 메이도, 노아도 아니라 죽은 박사와 유인원 무리, 독수리 무리들처럼 현 체제나 군중의식에 그냥 문제의식을 가지고도 순응하는 혼자서는 약자라는 사실이 매우 서늘하고도 잔인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과연  집단의식 없이 홀로 좋은 사람이라 떳떳이 말할 수 있을까.
프록시무스의 최후 역시, 군중의식을 위시한 독재자의 최후라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물타기처럼 숨어있다가 이행되는 시저,프록시무스,메이,노아 등 처럼은 (대부분 혼자서는) 못할 군중의식자체는 찝찝하다.
그 외에도 오랑우탄은 아버지이자 시저로 상징되고 성장영화이면서 굴레를 깨닫는 반성장극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혼자서 하는것이 없다는 비판이 많은데, 시저같은 타고난 이름의 리더십있는 장군과 달리 노아는 지형지물이나 자연을 이용해 해방을 꿰낸 인물이다. 조금 더 타고나기보다 우연을 통해 일반적 사람이 리더가 되는 첫 계기를 그려낸 (반)성장극에 가깝기에 혼자서 빌런을 격투로 해치운 시저와는 성격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왕정국가의 리더가 아닌 민주주의의 리더같은 느낌에서 프록시무스와 다르고 시저와도 적극성의 측면에서, 의심의 측면서도 다른 듯 보인다.  노아와 메이의 (반)성장극으로 보아 흥미롭고 특히 메이는 이미 삶의 경험들로 어린 나이에도 다 꿰뚫어 보는 비관적 예지자같은 느낌으로 노아에게 깨달음을 선사하는 자이기도 하며 그자체로 개인적으론 성장하기 힘든 반성장극의 주인공으로 보인다.

 

4.0/5.0


Cinephilia

영화인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미래영화감독 2024.05.08 18:13
    듄2나 2001년 혹성보다 재밌기를
  • @미래영화감독님에게 보내는 답글
    Cinephilia 2024.05.08 18:25
    팀버튼 혹성은 무조건 넘구요. 듄2는 사람마다 다를듯요. 저는 듄2보다 좋았습니다. 근데 듄2처럼 호흡은 긴 편이에요.
  • @Cinephilia님에게 보내는 답글
    미래영화감독 2024.05.08 18:27
    와 시저 1편급인가 보네요
  • @미래영화감독님에게 보내는 답글
    Cinephilia 2024.05.08 19:07
    2,3편 느낌정도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1편이 최고같아요.
  • @Cinephilia님에게 보내는 답글
    미래영화감독 2024.05.08 19:20
    아 범작 정도 군요
  • profile
    Nashira 2024.05.09 06:04
    메이는 이 영화에서 가장 복합적인 딜레마 그 자체를 상징한 거 같더군요.
    개인적으론 프록시무스를 빌런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ㅋㅋㅋ
    솔직히 전 노아가 얠 무찌른 뒤 새로운 시대(부족을 벗어난 왕국)에 좀더 괜찮은 리더가 되려할 줄 알았습니다. (가족/지인들도 일부 동화되고 있던만큼 노아도 흔들릴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결말이 의외였던)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이벤트AD 무코 x 무비오어데스 영화관 향수 20,000원 [22]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3.06 39750 31
이벤트AD 아가씨, 올드보이 티셔츠 (레디 포 썸머) [5]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4.02 28724 14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updatefile admin 2022.12.22 350860 94
공지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6] 무비이즈프리 2022.08.15 971129 17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7] file Bob 2022.09.18 353391 132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683994 199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2] admin 2022.08.17 434209 146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3] admin 2022.08.16 1066194 140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8.5 admin 2022.08.15 324508 167
더보기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4] file Nashira 2024.05.11 2271 12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2] file Nashira 2024.05.09 4264 37
현황판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유니폼 키링 세트 소진 현황 new 03:45 188 0
현황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굿즈 소진 현황판 [52] update 2024.05.13 11209 26
불판 5월 21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 update 아맞다 2024.05.18 2916 13
불판 5월 20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아맞다 2024.05.17 5287 29
영화잡담 [존윅5] 제작 확정 [4] newfile
image
01:39 654 8
에릭 로메르 감독전 7편 다봤습니다 [3] newfile
image
01:09 513 10
영화관에서 도둑 맞고... 관련 이야기 조금 [2] new
00:18 1352 12
후기/리뷰 악마와의 토크쇼 단상 [1] newfile
image
00:05 342 2
5월 19일 박스오피스 [3] newfile
image
00:01 646 13
영화잡담 코엑스 퓨리오사 MX4D 열려있네요 newfile
image
23:55 336 2
후기/리뷰 SNS 중독 시대가 낳은 병든 이들의 웃지 못할 자화상 <그녀가 죽었다> newfile
image
23:28 233 1
영화정보 코믹스웨이브 단편 애니 신작(20일 0시 공개) new
profile HG
23:04 194 1
쏘핫 이동진 평론가 [그녀가 죽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별점 및 코멘트 업데이트 [8] newfile
image
22:34 1462 21
영화잡담 [퓨리오사] 아맥 vs. 돌비 [13] new
22:26 893 3
쏘핫 연예인한테 관크 당한 썰.. [17] new
22:20 2352 30
영화관잡담 CGV 대구 수성 [3] newfile
image
22:09 344 6
영화잡담 <그녀가 죽었다> 보면서 생각난 영화 (약스포) [6] newfile
image
21:52 461 1
영화잡담 악토 보러 왔습니다! + 무코님 나눔 포플 [4] newfile
image
21:48 253 2
영화정보 그녀가 죽었다 신혜선 배우님이 2주차 무대인사 있다고 합니다. [3] new
21:38 702 7
영화관잡담 주말 관람은 역시 관크 파티 [16] new
20:39 1036 7
쏘핫 현재 논란 중인 한 CGV의 상영 시간표 [27] newfile
image
20:37 2925 24
신발 신고 앞좌석에 발 올리는 것들이 너무 많네요.. [16] new
20:26 1365 17
행사사진 그녀가 죽었다 코엑스 무대인사 [5] newfile
image
20:13 685 9
후기/리뷰 [혹성탈출] 원숭이들의 액션 영화 아니고 정치드라마네요 (노스포) [5] new
20:12 533 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