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일색인 로봇드림, IPTV로도 이미 다 나온 상황에서
영화관 막차 타고 왔습니다 ㅎㅎ
처음 영화가 나온다고 했었을 때 포스터만 보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귀여운 그림체의 만화 영화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영화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근데 무코님들 후기를 보니 아주 호평일색이더군요?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 근래 보았던 애니메이션, 아니 영화 중 가장 제 마음을 크게 흔들었네요.
이 영화는 결국 과거의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의 추억을 어떻게 떠나 보내야하고 간직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영화입니다. 우정과 사랑, 나아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기억이 있으셨던 분들은 매우 공감하고, 또 가슴에 무언가 크게 간직하고 나가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사람과 사람이 아닌, 개와 로봇으로 주인공을 설정한 것이 단순 사랑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헤어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게 하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만약 남녀 사람으로 설정하였더라면 단순히 사랑에 있어서 이별을 대하는 자세만 다룬 영화라 다소 평면적이었을 것 같아요. 영화 내내 두 주인공의 서사가 차곡차곡 쌓이고, 결말 부분에서 그 감정이 폭발할 때, 제 과거에 이루어졌던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오버랩되면서 정말 눈물이 나더라구요.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ㅠㅠ
또한 이 영화는 뉴욕에서 벌어졌던 9.11 테러 희생자에 대한 추모격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영화 내내 쌍둥이빌딩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9.11 테러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부분에 연장선상으로, 사랑에서 발생하는 이별만을 다룬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별을 포괄하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가 이 부분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9.11 테러 희생자에 대해 그들을 아름답게 추억하고, 잘 보내주자는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요? OST인 <September> 또한 이러한 부분을 의도한 것이겠지요.
아, 이 영화를 설명하면서 <September>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신나게 들었던 추억의 팝송이었는데, 영화 하나가 정말 노래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어요. 애프터썬의 <Under pressure> 이후로 이렇게 음악이 잘 쓰인 영화는 정말 간만입니다. 이렇게 유명한 음악을 쓰면 보통 음악이 영화를 잡아먹기 마련인데, 전혀요. 너무 찰떡같이 잘 어울리고 이제는 <September>만 들으면 가사를 곱씹게 되고 울 것 같아요 ㅠㅠ.
무튼 이 영화, 정말 추천합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제 가슴속에 한 구간을 영원히 장식하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