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중, 혹은 전후 일본은 언제나 참 민감한 배경이죠.... 

 

일본이 가장 부끄러워해야 할 역사인 태평양 전쟁을 그저 자신들이 겪은 '시련'으로 치부하는 것,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악랄한 군부'와 '힘없고 무력했던 민간인'을 구별해서, '전쟁은 나빴고 우리도 피해자다' 식의 뻔한 논리 전개를 별 저항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 영화를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일제한테 선빵 맞았다가 제대로 두들겨패서 항복시킨 것만 기억하는 서구 청자들은 대개 그렇겠죠. 

 

 

역사적 맥락을 말끔히 거세하고 영화를 볼 수 있다면 

 

괴수영화로서 압도적인 스펙터클 뿐 아니라, 주요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선이 잘 정리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청각적으로 완성도가 대단히 높아서 놀랐네요. CG를 이렇게 훌륭하게 사용한 일본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뒤늦게 제작비를 찾아보니 10억엔 대로 나오는데, 이게 맞다면 정말 경이로운 가성비예요.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을 준게 굉장히 의외였다고 느꼈는데, 지금 보니까 자격은 충분합니다. 

 

또 포커스를 괴수에 맞추다보니 인간 쪽 드라마는 등한시되거나 대충 퉁치는게 괴수영화의 단점이자 관습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 부분도 꽤 준수하게 짜여져 있구요. 

 

다만 일본 배우들 특유의 연극톤이 좀 거슬리는 구석은 있습니다... 특히 하나베 미나미 연기가 좀... 


그래도 종합적으로 몬스터버스의 어떤 고질라 영화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게 전혀 이상하진 않습니다. 

 

TV로 보면서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게 맞다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습니다. 국내 정서상 피해자 코스프레를 이렇게 대놓고 하는 영화가 국내 개봉하긴 어려울 것 같지만요ㅠㅠ 

 

 


알폰소쿠아론

안녕하세요? 알폰소쿠아론입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OvO 2024.06.02 23:04
    직접적인 피해자인 우리의 입장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전개죠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해놓고 우리도 아팠어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별개로 영화 자체는 잘 나왔나보군요 그럼에도 관람은 매우 망설여지네요
  • 바닷마을 2024.06.03 04:02
    영화 보면 피해자 코스프레 맞아요.
    개인적으로 전 CG가 별로였어요.
    괴수 움직임과 색 질감이 어색하다고 느꼈어요.
  • profile
    레이캬비크 2024.06.03 07:12
    볼거리는 확실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어딘가 찝찝한 구석이 없진 않죠...

계속 검색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47229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1] file Bob 2022.09.18 455619 140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87269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5] admin 2022.08.17 536391 150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92332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06088 173
더보기
칼럼 Judge Dredd 장르를 말아 먹은 실베스터 스탤론 [6] updatefile 5kids2feed 2024.08.24 2296 5
칼럼 <트위스터스> 길들여지지 않는 것을 길들이기 [2] updatefile 카시모프 2024.08.22 2073 25
불판 8월 27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57] update 아맞다 2024.08.26 14572 40
불판 8월 26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55] 너의영화는 2024.08.23 16146 41
이벤트 더 강렬하고 더 진하게 돌아왔다! <베테랑2> 최초 시사회 초대 이벤트 [162] updatefile cjenmmovie 파트너 14:07 3807 116
후기/리뷰 피아니스트 다시봐도 걸작이네요 file
image
2024.06.25 909 4
[반지의 제왕 : 로히림의 전쟁] 최초 스틸컷 3종 [4] file
image
2024.06.12 3097 12
영화잡담 스포 <태극기 휘날리며> 광음시네마 <퓨리오사> mx4d file
image
2024.06.08 966 2
[스포리뷰][존 오브 인터레스트] 소리와 대비를 통해 전달하는 참상의 흔적들 [3] file
image
2024.06.06 1031 11
영화잡담 <고질라 마이너스 원> 역사적 맥락을 빼고 보면 수작이긴 하네요 [3]
2024.06.02 1136 5
후기/리뷰 영화 '퓨리오사' - 지리학적 접근으로 본 퓨리오사 (약스포) [1] file
image
2024.05.31 673 4
계속 검색
이전 1 다음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