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만다가 8316명과 동시에 대화하고 641명과 동시에 사랑에 빠졌다고 하자 시어도어가 분노하는 장면에 대해.
- 우리에게 사랑이란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나만 사랑하는 것'일까요.
- 사랑으로 시작한 연애의 끝은 결혼이라는데, 과연 결혼이라는 사회 제도가 상대만을 향한 사랑의 형태인지 아니면 배우자에 대한 집착인지 고민됩니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여주인공인 인아가 했던 말들이 조금은 이해가 가네요.
- 내가 시어도어였다면, 내 배우자가 인간이라는 개체와 다른 특성을 지닌 AI라면, 저런 동시다발적인 사랑을 인정할 수도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같이 본 와이프도 동감했습니다.)
2) 사만다가 이사벨라를 통해 시어도어와 간접(?) 섹스를 하려는 장면.
- [블레이드러너 2049]에서 케이와 조이, 그리고 메리에트의 간접 섹스 장면이 떠오르네요.
- 제 기준으로 [블레이드러너 2049]는 거부감은 없고 신기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녀]에서는 작중의 시어도어처럼 이질적인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물질계의 인간에게는 대상을 인식하는 것에 있어서 시각적인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가봅니다. 잘생기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라, 조이의 홀로그램을 덧입은 메리에트는 거부감이 안드는데 목소리만 사만다인 이사벨라는 철저히 타인으로 느껴지는?
[그녀]라는 영화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적인 질문에 대해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