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감독의 전작 <삼진그룹영어토익반>도 단점이 적진 않지만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고 호흡도 좋아서 괜찮은 감상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장단점이 더 증폭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점
1) 후반부 무리수 투척
- 초중반까지 흐름이 꽤 괜찮지만, 반환점을 돈 이후 작위적인 무리수의 연속으로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져 몰입을 해친다고까지 느껴지는 장면이 더러 있습니다.
2) 뜬금없는 제3의 세력, 카메오의 등장
- 정말 등장부터 퇴장까지 의미도 이유도 모를... 너무 허접한 연출이었습니다. 영화에서 통째로 들어내버리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3) 디테일에 산재한 결함
- 위의 개연성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설명하기 힘든? 귀찮은? 자잘한 부분들은 대충 뭉개고 달려가는 경향이 굉장히 강합니다. 아니 이게 왜 이렇게 되는데? 같은 의문이 자주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딱딱해지는 주제
- 주제가 확실하지만, 종종 공익광고나 어린이 방송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직하게 메시지를 직구로 꽂아넣는 대목이 있습니다. 조금 촌스러웠습니다.
5) 극중 등장하는 가요
- 극중에 조금 뜬금없이 삽입된 대중가요가 한 곡 있습니다. 크레딧 올라갈 때도 나오구요. 영화 분위기나 결이랑 되게 안 맞다고 느꼈습니다.
장점
1)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편집
- 위에서 언급한 제3 세력이 등장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꽤 전개가 빠르고 편집 퀄리티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상적인 촬영도 종종 있구요.
2) 음악
- 그리고 그 빠른 전개에 더욱 흥을 돋구어 딴 생각 못 들도록 돕는 것이 달파란의 찰떡같은 사운드트랙입니다. 최근 본 한국영화들 중 사운드트랙으로는 첫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3) 캐릭터 조형과 관계성
- 영화의 모든 요소들이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위해 바쳐지는데, 다행히 그 캐릭터 하나는 참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잘 뽑혔습니다. 특히 구교환이 연기한 배역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4) 확실한 목소리
- 위에서 단점으로 언급했지만, 달리 말하면 주제의식이 정말 뚜렷하고 확실해서 좋은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장점을 치켜세울 때도 단점을 무시할 수 없고, 영화가 별로여도 이런저런 장점들은 남는 영화 같아요.
위에서 언급했지만 캐릭터 조형과 주제의식을 위해 개연성과 크고작은 디테일을 과감히 희생시킨 영화입니다.
캐릭터나 관계 위주로 영화 보시는 분들은 꽤나 꽂히실 포인트가 꽤 있는 것 같아서 추천하구요,
상황과 흐름에 집중해서 영화를 보신다면 보고 나서 욕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장단점 상쇄,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별점 3.0으로 남기겠습니다.
전 똑같은 별점3이지만 제 기준에선 장단점 다 상쇄하고 그럭저럭이면 2.5 좀더 낫다하면 3점인지라..ㅎ
후기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