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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mtn.co.kr/news-detail/2024072217224139300
영화관에서 스크린에 따른 화질이나 사운드의 차이를 느껴본 적 있는가. 혹은 상영관의 시설이 오래됐다는 것을 체감한 적이 있는가. 최근 영화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이견들이 작은 화두가 되고 있다.
멀티플렉스 CJ CGV(이하 CGV)가 특별상영관과 영사기의 회계상 영업 가능 사용연한 연장을 공표한 것에 대해 콘텐츠 공급자인 제작 및 배급사들과 상영관 사업자들 간 확연한 견해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CGV는 5월16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분기보고서 '연결제무재표 주석' 항목에서 일부 공기구비품의 기대사용에 대한 추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공기구비품은 제조, 설비 및 서비스 업체에서 업무 목적으로 1년 이상 같은 자리에 위치를 고정해서 사용하는 물품 또는 장비를 의미한다. CGV는 종전까지 취득 후 4년간 사용할 계획이었던 특별관 핵심자산과 영사기를 각각 10년, 8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국내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들은 CGV의 이러한 조치를 '반갑지 않은 일'로 여겼다. 국내 197개 지점에서 총 1366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는 업계 1위 사업자인 CGV가 영화관 인프라를 '더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관점이다.
국내 배급사 한 관계자는 "오래된 상영관에 설치된 노후 영사기를 통해 자신들의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반길 제작사나 배급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최상의 영화 관람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영화관의 사업 목적과 배치되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영관 협회 관계자는 "CGV의 공시는 자체적 회계 기준 변경의 공지일 뿐이며, 시설의 주기적 유지 보수는 공시의 내용과 관계없이 이뤄진다"라면서 "이를 상영관 환경 악화와 연결시키는 것은 다소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회계상 특별상영관과 영사기의 영업 가능 사용연한 연장 역시 비용 절감을 통한 재무 불안정성 해소의 조치다. 이를 통해 CGV는 2024년에서 2026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약 26억원의 감가상각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CGV 관계자는 "팬데믹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들이 영화관을 공격하는 근거로 쓰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상영관 협회 관계자는 "현재 주요 멀티플렉스들이 사용하고 있는 최신 영사기는 관리에 따라 최대 10년 이상 성능의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서 "업계가 서로 협력을 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업계를 대표한다는 여러 메신저들을 통해 영화관을 향한 근거 없는 부정적 여론들이 자꾸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