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팬이 생길 정도로 파워력이 대단한 작품이라 해도 실사화가 되었다 하면 기대보단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원작 고증 뿐만 아니라 작품의 개성과 특징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하며 만일 시리즈화로 낸다면 원작 뿐만 아니라 원작의 후속작이나 스핀오프의 연결고리까지 신경써야 하는데 이것들마저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골칫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작 고증에 신경쓰다 수준 낮은 완성도에 그치거나 완성도 신경쓰느라 원작을 무시한 실사화 작품이 수두룩 하다는 건 일본 만화에 접해본 사람이라면 100%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무빙이 실사화 되었다고 하였을때, 그리고 예고편에서 주인공 보다 주인공의 부모님들의 분량이 더 커보였다는 것을 알았을때도 기대감이 생기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예상 밖에도 이 영화는 준수에 그칠 정도가 아니라 흥미로운 히어로물이 되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에에올이 생각날 만큼 여러 장르들이 혼합되어있었고 원작 인물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등장하였음에도 작품이 지향하는 점에만 집중하여 이야기를 그려내 몰입감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강풀이 드라마에 참여하면서 강풀의 작품에서 느껴왔던 휴머니즘이 원작보다 더 많이 느껴졌고 '신과 함께'에 비하면 정말 어설픈 CG(극중 후반부 유리 깨지는 씬은 10년전보다 나쁘다고 느껴졌다.)마저 무빙의 개성으로 써먹어 실망을 잊게 만들기까지 하였다. 오랜만에 국내 영화/드라마에서 이렇게나 개성 넘치는 작품이 나올줄은 몰랐었다.
다만, 아쉽게도(?) 시즌 1에 결말 낼 옛날과 달리 시즌2를 위해 떡밥을 무리하게 투척하여 끝나도 여운이 깊어지는게 느껴지지 않거나 슈퍼히어로물임에도 이를 배제하고 로맨스와 정치물이 대신 맡은 과거 파트에서 생긴 지루함등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강점에 비하면 단점은 약과에 불과하며 후속작을 기대하기엔 망칠 정도는 아니다는 점 역시 확실하다.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