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처음 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한국에 갔다 온 친구가 여행중 산 DVD를 가져와서 꼭 봐야한다고 권했다. 영어 자막은 솔직히 말해서 별로였지만 나는 영화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올드보이>는 이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쿠엔틴 타란티노가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이 영화에 심사위원대상(2위)을 주었지만, 타란티노가 그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주고 싶어했다는 소문이 항상 돌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타란티노가 그 영화를 3번이나 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모두 고려하면, 어제 라이온스게이트가 <올드보이> TV 시리즈 리메이크를 발표한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짓이다.
스파이크 리가 이미 2013년에 <올드보이>를 엉망으로 리메이크해서 원작의 흥분을 담아내는 데 실패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도 그에 동의했다. 그건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The New Yorker의 리처드 브로디(또 그 사람이다)는 여전히 리메이크가 원작보다 낫다고 믿는다. 소수의 의견일 뿐이다.
<올드보이>는 세월의 시험을 견뎌냈고, 그 미친 에너지와 열광적인 폭력을 다른 영화들이 복제하려 했지만 복제되지 못했다. 최민식의 연기는 강렬하고 훌륭했다. 또한 21세기 최고의 반전 엔딩중 하나를 선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주말 HBO에서 방영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미니시리즈 <동조자>를 최근 막 끝냈다. 그가 <올드보이> TV 리메이크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라이온스게이트가 제작 혹은 공개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출처 월드 오브 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