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 감독이 연출한 <드라이브>는 총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자동차를 매개로 펼쳐지는 인간관계를 묘사하는 작품입니다.
EP1. 전 남친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고 차키를 전달받은 이선(김시은)은 시골 산자락에 방치된 차를 찾아옵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차 때문에 보험을 부르게 되고 폐차를 결심하게 되는데 보험사 직원은 우연히 발견한 일회용카메라로 이선을 몰래 촬영하다가 불편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EP2. 탁송기사 태현(조의진)은 추운 날씨에 수취인 소희에게 차를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전 연인의 차를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발송인 남자 또한 다시 차를 돌려받기 싫다고 하니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EP3. 영화배우인 지현(김시은)은 촬영장에 가기 위해 공업사에 고장난 차를 맡기지만 부속이 없어 당일 정비가 어렵다고 전달받습니다. 지현은 고민 끝에 전 남친에게 연락해 차를 빌리려고 하지만 그는 빌린 돈 대신 차를 친구 상현(조의진)진을 통해 전달합니다. 지현은 차를 못 빌릴 것 같아 술을 마신 상황이라 상현에게 촬영장까지 운전을 부탁합니다.
에피소드 1,2에 등장했던 두 인물이 세 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만나는 독특한 설정의 이 작품은 우리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를 이용해 인간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에피소드 3에서의 캐릭터 이름이 1,2의 이름과 다르게 설정한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분명 에피소드3드에서 상현은 에피소드2의 이야기를 지현에게 설명해주거든요. 아무튼 주인공 스스로가 이별을 하거나 이별 이후 사연에 대한 청자가 되는데 이 둘이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새로운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독특했습니다.
몇 년 전 <빛과 철>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된 김시은 배우가 이 작품에서도 현실적인 이별의 연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빛과 철>에서는 남편을 잃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상실을 겪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괜찮은 배우인데 아직 메인스트림 작품에서 활약을 못해 아쉬운데 좀 더 큰 작품을 통해 만나고 싶은 배우라 좀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