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 감독이 연출한 1968년 작 <목메어 불러봐도>는 부부가 꿈꾸는 유토피아로 향하는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성실히 일하며 살아가는 연실(문희)과 덕보(신영균)는 작은배를 마련해 일명 '해뜨는 섬'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둘은 아이를 갖게 되고 조금씩 돈을 모아 그 희망에 닿기 직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실은 이웃 소년에게 아들을 맡기고 일을 하던 중 소년이 한 눈을 파는 사이 아들을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성실하고 순박했던 덕보는 일을 하지 않고 술에 빠져 살게 되고 이 균열을 노린 연실에 과거 연인인 건달 종배가 영실이 모아 둔 돈을 훔치려다 걸리게 됩니다.
이재현의 희곡 <해뜨는 섬>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평범한 멜로드라마의 구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큰 고난 뒤에 그들이 꿈꾸는 곳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 발생 후 두 인물의 관계는 벌어집니다.
결국 장르의 공식에 따라 이는 봉합되고 상처도 아물어 유토피아로 그들은 향합니다. 하지만 희망찬 미래에 대한 의문이 한편 들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곳에선 전혀 아픔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거기엔 덕보와 같은 인물은 없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인간의 희망은 언제나 유효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