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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친님이랑 오랜 만에 남돌비 나들이로 조커2 폴리 아 되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까진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역대급 작품이며 전작보다 더 뛰어납니다.

참고로 제 여친님은 영화 2회차는 거의 하지 않는데(최근 기억나는 2회차한 영화는 가오갤3랑 듄2정도네요. 둘다 포맷때문에 2회차관람) 이번 조커2는 내용때문에 2회차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1편은 인생영화임에도 1회차만 했는데도 불구하고요.

 

제 인생 영화 중 남들이 망작으로 말하는 몇 작품을 고르면

 

인랑 국내실사판,  분노의 질주3, 퍼시픽림 업라이징,  니드 포 스피드, 거미집, 던전 앤 드래곤 입니다.

인생작까진 아니어도 호아킨 피닉스판 나폴레옹도 재미있게봤습니다.

모두 리뷰만 봤을때는 절대 극장에서 봐서는 안되는 작품들입니다.

참고로 분노의질주3는 1  다음으로 시리즈에서 좋아하고 퍼시픽림 업라이징은 하루에 연속해서 2번 봤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왜 이 작품이 망작으로 불리는게 부당한지 로봇 애니 덕후 입장에서 설명드릴 수도 있습니다.

 

혹시나 위 영화들 중에서 하나 이상 인생영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조커2도 꼭 극장에서 보십시오.

 

이 영화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전편과 너무 다른 점에는 동의합니다만 과연 이런 평가를 들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불호가 강합니다.

개인적으론 요즘 사람들은 생각하기가 싫고 남과 다른 취향은 용납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는 항상 결론이 나야하고 해석에는 정답이 있어야 하며 남들과 같은 결론이어야하죠.

 

영화가 말하고 싶은건 조커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가 싶습니다.

사실 그간 여러 배트맨 영화에서 다른 조커들이 등장하고 그 기원은 불분명했습니다.

팀버튼판 조커의 경우 화학물질로 인해 얼굴이 녹았다는 설정이고 놀런판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그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합니다만 이것만으론 조커라는 캐릭터가 어떤 인생을 살았으며 어떻게 지금의 조커가 되었나에 대한 해석으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저 조커가 얼마나 위험하게 미친 존재인가를 그려내었던 것과는 다르게요.

그런 점에선 전작 조커는 마치 조커 오리진처럼 조커의 탄생에 대한 서사를 완성합니다.

애니판 건담 오리진이 아무로와 건담이 주인공이 아니고 어떻게 캬스발이 샤아가 되고 붉은 혜성이 되는가처럼요.

여기서 전작을 자세히 보면 과연 비극과 희극은 무엇인가라는 점이 보입니다.

코미디언을 꿈꾸던 아서는 늘 무시당하면서 살다가 조커가 되어서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습니다.

심지어 그를 추종하기까지 하죠.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코미디언 아서로써 인정받길 원하며 마지막엔 그의 인생에서 궁극적인 목표였던 머레이 쇼에까지 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가 마주한건 코미디언 아서로써의 자신에 대한 무시와 조롱, 그에게 대중적인 관심을 가져다준 조커라는 존재에 대한 비난이었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화는 드니로의 전작인 코미디의 왕을 오마주하죠.

하지만 그 영화와 달리 조커는 살인을 하고 더 이상 코미디언으로의 자신으론 돌아갈수 없게 됩니다.

코미디의 왕이 영화적 해피엔딩이었다면 조커는 현실에선 그딴거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죠.

결국 아서는 다시 조커가 되어 사람들에게 자신을 인정받습니다.

영화는 끝까지 아서의 희망을 버리고 그에게 비극을 강요하지요.

조커가 되어서 다시 세상의 모든 관심을 받게된 아서.

조커로써 그가 완성되는 이 시점은 과연 그에게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조커2에선 결국 아서에겐 비극이었음을 다시 상기시켜줍니다.

관객의 기대와 달리 감옥에서의 아서는 관심거리일 지언정 조커의 카리스마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조커를 사랑하는 할리퀸이 다가오고 그는 마침내 조커로써 자신을 받아들이며 재판에서 스스로를 변론합니다.

모두가 결말이 궁금해지는 그 순간 그는 조커를 다시 내려 놓고 아서가 됩니다.

그리고 모든 걸 잃게되죠.

 

아서의 죽음은 조커의 죽음일까요?

저는 이 결말이 조커의 탄생이라고 봅니다.

아서가 죽어야만 조커가 완성되는거죠.

불완전한 인간 아서가 죽고 신화적 존재인 조커가 완성됩니다.

이제 고담 시민들의 악의가 모여들고 그걸 받아들인다면 누구나 조커가 될수 있습니다.

마치 1편의 아서가 그랬던것처럼요.

즉 그간 많은 히어로 영화들이 멀티버스라는 만화적 개념으로 서로 다른 버전의 캐릭터가 존재함을 설명했다면 조커2는 실존인물 아서의 사망을 통해 상징적이며 완벽한 불멸의 존재인 조커를 완성시킵니다.

이제 누구든 대중이 원하는 조커를 "연기"하기만 하면 조커는 불사의 캐릭터가 되는거죠.

마치 건담에서 샤아는 죽어도 그의 클론인 프론탈이 샤아에게 바라는 이들의 바람대로 계속 샤아인채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의 뮤지컬 장면들 또한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는 곧 대사이자 주인공의 말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뮤지컬 장면은 현실이 아닌 상상 혹은 아서의 진심이 아닌 아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가깝습니다.

마치 뮤지컬 영화에게 현실은 영화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또 극중 묘사로 전작의 사건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나오는데 그런 관점에선 조커2가 현실이며 조커1은 극중에서 언급된 "영화로 만들어진" 조커의 이야기일수도 있죠.

건담00 극장판 초반에는 시즌 1의 이야기를 마치 슈퍼로봇처럼 분위기를 바꾼 극중극이 등장하며 마크로스 시리즈는 아예 시리즈 전체가 후에 영상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관객인 우리가 감상하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비록 조커2에서 그런 점을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지만 혹시 극중극 설정은 아닌가 하고 가정해보면 이미 1편에서 조커로써 살아가길 강요받은 아서가 2편에서 다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점도 이해가 가죠.

또 조커1과 조커2가 이렇게나 정반대인 이야기인것도 설명이 됩니다.

예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책에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에 아서가 보인 반응을 보면 그가 그토록 원하던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된 조커로써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묘사가 됩니다.

실존하는 인간인 아서 자신에게는 존재의 소멸인 죽음이 타인이나 조커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 심지어 그가 죽으면 그의 사인은 더 가치가 있어질 것이란 아이러니죠.

만약 아서가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관심병 환자였다면, 아니면 조커가 된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1편의 결론이었다고 해석한다면 비록 사형수가 될지라도 불멸의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즐겼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1편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그가 발버둥쳐도 대중적 관심과 사랑은 아서가 아닌 조커의 몫이라는 점과 동일합니다.

1편에서는 그저 이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아니러니에 조커처럼 웃기만 했던 아서가 2편에서는 좀더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점입니다.

즉 1편부터 2편까지 아서는 일관되게 조커가 아닌 자신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고 이것은 다른 조커들과 달리 그가 인간 아서로 죽은 것이 아서 자신에게는 행복일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1편이 마치 조커를 기다려온 세상과 관객에게 이게 니들이 원하는거지? 라는 카타르시스를 주었다면 2편은 그러한 강요가 한 개인에게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리고 우리가 정의라고 믿는 법과 사회의 양식이 실은 고담같은 끔찍한 세상을 만든 진짜 원인인 것은 아닌가 라는 물음입니다.

 

주말임에도 반도 안 들어온 남돌비 좌석을 보니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온도가 느껴지네요.

하지만 적어도 이런 평가를 받아야할 작품은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들어 느끼는 거지만 영화 개봉 전 유명한 유투버나 평론가의 평이 곧 대중적인 평가와 일치하는 점을 보면 결국 현실은 영화속 아서에게 대중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강요하고 그걸 벗어나면 용납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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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OvO 2024.10.10 01:14

    저도 오늘 남돌비서 정말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북미 외국쪽은 워낙 조커라는 캐릭이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와버린 조커에 대해 단순히 불호를 넘어 사라져야 할 무언가로 인식되는 듯 합니다..
    속된말로 괘씸죄 추가죠.. 아무리 그래도 이 작품이 최악의 작품 취급 받는건 정말 아닌것 같아요

  • @OvO님에게 보내는 답글
    김씨네마당 2024.10.10 06:31
    네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정도 평가를 받아야 할 작품은 아닌데 유튜브 댓글등을 보면 마치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것이 나만 당할순 없지 라는 식의 밈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니다.
  • profile
    프로무인러 2024.10.10 07:56
    ㅎㅎ 영화 내용이랑 현실 반응이 이어지는게
    재미있더라구요 ㅋㅋㅋㅋ

    환상의 조커의 모습에 열광하는 추종자들
    그리고 현실의 아서의 모습에 실망하고 분노한
    추종자와 현실의 관객들 ㅎㅎㅎ

    조커가 참 불쌍하더라구요 😭
  • @프로무인러님에게 보내는 답글
    김씨네마당 2024.10.11 06:51
    그렇기도 하네요.
    1편의 성공 이후 조커에 열광하는 현실에 이게 아닌데 싶었던 부분이 영향을 주었을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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