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모터스는 저에게 정말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제 생각들을 조합하여 저만의 홀리모터스 해석글을 남길까 합니다:)
1.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 Holy motors 라는 제목 뜻 그대로 해석하면 신성한 모터(기계) 이겠지만 이 영화에서 사실 살아있는 존재를 이 감독은 기계로 본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삶, 죽음, 사랑, 움직임, 진실, 연기 여러가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의미를 이루는데 제목에서 이들중 하나가 사용된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좀 더 상상력을 넓혀서 본다면 모든 의미가 제목에 연결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뒤 씬들을 설명해야 알 수 있기에 넘어가겠습니다. 레오스까락스는 기계장치같은걸로 문을 여는것으로 씬이 마무리 되는데 이것은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중 하나를 감독스스로 보여준거라 생각됩니다.
2. 흑백영상 극장은 왜 나올까
영화는 옛날 흑백영상물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관객들은 지루해서인지 모두 자고 있구요. 레오스 까락스가 일어나 그 관객들을 바라봅니다. 이는 많은 평론글에서 나왔듯이 옛날 고전 영상물에 더이상 반응하지 않는 관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거라 보여집니다. 영화에서는 움직임과 살아있음을 거의 동일시하는듯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요즘 관객들은 죽어있다는 것을 마치 대놓고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3. 아홉가지 인생 그리고 연기
이 영화는 극장씬 이후 아홉가지 인생을 보여줍니다. 1번째가 노파의 구걸씬, 2번째가 모션캡쳐씬, 3번째가 광인씬, 4번째가 부녀의 차안 대화씬, 5번째가 중국인 살인씬, 6번째가 우발적인 총기테러씬, 7번째가 임종을 앞둔 노인과 조카의 대화씬, 여덟번째가 옛 여인과의 재회씬, 9번째가 유인원과의 살아가는씬인데요. 이 9가지 인생이 사실 모두 연기였다는것이 재미있는 지점입니다. 어쩌면 사람들 인생이 마치 연기를 하는것처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뤄진다는것을 보여주는것도 같습니다.
4. 사랑 그리고 인생
이 영화에서 드니 라방이 1번째로 연기하는것이 늙은 노파의 구걸입니다. 하지만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녀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대로 '죽고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과 대비되는게 뒤에 7번째 지점인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일 것입니다. 그는 "죽음도 괜찮다"라고 말하죠. 그는 그뒤로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죽으면 사랑이 없잖아" 그는 살아가는것의 목적이 사랑이며, 사랑하는것만큼 소중한것은 없다고 보는것 같습니다. 결국 1번째 씬에서의 늙은 노파는 단순히 살아가는게 아니라 사랑을 원했던것이죠. 이러한 삶과 사랑에 대한 부분은 다른 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4번째 장면인 부녀가 자동차를 타고 가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딸은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이야기를 나누다 들키게 되는데요. 그녀는 자기자신을 미워하고 사랑이 없는 존재와도 같습니다. 거기서 아버지가 '그렇게 살아가는것이 벌'이라고 표현한게 확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인듯 합니다. 이 영화는 진정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을 하는것이고 사랑하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가는것은 벌을 받는것과 같다고 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5. 디지털과 아날로그
이 영화에서는 삶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좀 더 거시적으로 보게되면 사실상 영화에 대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저는 잘모르지만 영화사적인 얘기도 많이 담겨있고 레오스 까락스 본인의 이야기도 많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중간에 주인공이 연기를 하다 말고 현대 영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대화가 잠깐 오고가기도 하구요. 또한 9가지 인생중 2번째 씬인 모션캡쳐씬과 3번째 광인씬에서 이 부분이 명료하게 드러나는것 같습니다. 모션캡쳐씬은 당연히 기계화되어가는 요즘 시대의 연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여성과의 관계를 갖는 장면까지 연출하는데 이는 광인씬에서 광인과 여성이 관계를 갖는 장면과 대비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션캡쳐씬에서의 장면은 거짓된 사랑, 진정한 영화로 볼 수 없음을, 광인씬에서는 진정한 사랑 진정한 영화로 볼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듯 합니다.
6. 진실과 거짓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드니라방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러면 주인공의 진짜 인생이 궁금해지죠. 마치 5번째 씬에서 주인공이 돌아올때 진짜 주인공인지 상대방인지 알 수 없는것처럼 무엇이 진짜 그의 인생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바로 이어지는 6번째 갑작스런 킬러씬을 통해 어떤 규칙에 따라 연기를 하는건지도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단 한번 진짜 인생을 보여준 가능성이 있는건 8번째씬 옛연인과 만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규칙을 허물고 연기였다면, 어쩌면 이 영화에서는 진짜 얼굴이 없는 이 세상 모든것이 연기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7. 결말해석
결국 드니라방은 유인원과 같이 사는 집으로 가는것으로 스케줄을 마무리하고 여성 운전기사도 가면을 쓰고 퇴근합니다. 드니라방이 유인원과 살아간다는것과 여성 운전기사의 가면은 과거본질로의 회귀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는 영화사적으로 해당배우가 옛날에 그 가면을 써서라고 하죠. 또한 마지막에 이르러 리무진들끼리 모여있는곳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첫째로 리무진 또한 동력을 가진 존재, 영화를 찍기위해 필요한 존재 결국 살아있는 존재로 본 것이고, 두번째로 리무진들도 과거의 것이 될 것이고 더 나은 대체재가 등장하면 사라질 것이기에 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정도로 이 영화해석이 끝나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해석해본 수준은 여기까지고 비전문가가 쓴 글이니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해석 상당히 흥미있게 풀어나가신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