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이 연출한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거대 제약회사에 맞서는 사진작가 낸 골딘과 피해자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자 7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낸 골딘과 약물 중독 피해자들은 p.a.i.n(처방 중독 즉각 개입)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이들을 이렇게 원하지 않는 약물중독에 빠지게 된 옥시와 새클러가에 대한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들은 새클러 가가 기부하는 미술관, 그것도 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 박물관들을 찾아가 즉흥적으로 시위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워낙 상대가 거대하고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이들은 지속적인 회의와 시위로 조금씩 빈틈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들에 안타까운 사연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기부를 받는 미술관들도 조금씩 마음이 돌아섭니다.
이 작품은 현재 낸 골딘이 벌이는 사회운동과 더불어 그녀의 과거, 그러니까 성장과정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줍니다. 특히나 자신의 친언니의 사망이 그녀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낸 골딘 또한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복용한 약이 중독성에 의해 피폐해지는데 언니 또한 정신적인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이 관계는 떼레야 뗄 수 없습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피해자의 노력이 절반의 성공을 이룹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거악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결국 돈으로 해결될 뿐입니다. 다행히 엄청난 추징금이 있었지만 결국 세클러 가의 사람들은 감옥에 가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가만히 두고 보거나 쓰러졌다면 수십만이 아니라 수백만의 2차 피해자가 있었을 것인데 이를 막은 것만으로도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하고 또한 널리 알려져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