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포스터를 보자마자 이건 내 영화다(?)
포스터 이미지도 그렇고 제목도
평범한 날들과 인생에 대한 애정,
힘들고 고되지만 그것으로 완전하고 훌륭한 인생이다
그런 얘기일 것 같아서 무조건 내 취향이다
확신하고 봤는데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달랐네요 ..ㅎ
내용 자체는 제가 상상했던 결과 비슷한 영화였고
평범한 일상 속에 밀도있고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그렇진 않았던 것 같아요
주인공의 연기는 좋았지만
사실 영화 초반부터 주인공이 너무 주인공같이 멋있고 일상에 잘 없는 사람이라,,
거기서부터 몰입이 잘 되진 않았고 그냥 배우가 청소부를 연기하는 느낌이 강했어요
너무 비현실적으로 멋있는 청소부라
이 영화가 현실적이고 평범한 사람을 다루는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쪽이 아닌가..?
내가 보고 있는 방향이 뭔가 잘못된 느낌도 들고
이 영화에 대해 어떤 태도, 입장으로 봐야할지 좀 혼란이 오더라구요
아예 시적인? 미학적인 완성도를 더 봐야하나?
상징적인 내용인가?
그런 생각들이 떠돌다보니 장면장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ㅠ
너무 멋있는 중년이 최선을 다해 거울과 변기를 닦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차에서는 카세트테이프를 듣고, 집은 오래되었지만 멋있고
책과 테이프로 가득하고 쉬는 시간에는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이 모든게 마치 감독의 설정된 이미지같고 환상속의 모습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 현실의 일상이라는 그런 감각이 들지는 않더라구요
저는 사실 그런 걸 원했던 거였고요ㅎㅎ
사실 카메라 드는 순간 설정같은 느낌이 확 나면서 원래는 아닐로그하면 껌뻑 죽는 사람인데
여기서 아날로그 자체가 설정 같아서 조금 거부감이 들었습니다ㅠㅠ
집도 너무 세트장 같았고..
물론 현실에도 저런 태도와 취미와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많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를 봤을때는 이 모든게 모여졌을 때 어딘가 어색하고 만들어진 느낌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이 주인공에 집중하려 노력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나는 왜 이게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뭔가를 강요하는 느낌이 드는 걸까 심란해지더라구요
영화를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ㅠ
제가 생각한 퍼펙트데이즈는 따지고보면 이창동감독님이나 홍상수감독님 느낌의 결을 더 원한게 아니었나 싶네요..ㅎㅎ
아무튼 영상미나 조명은 정말 좋았고
인생을 살아나갈때 한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듯
온전히 주인공에 입장에서 보게되는 게 새로웠고 좋았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주인공이지만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것이나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의 말이 훨씬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정말 생각해보면 식당에 가고 일을 하고 차를 운전하고..
내가 하는 말은 사실 되게 적구나,
생각보다 주변의 소리와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을때가 많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제가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직장인이 아니라
매일 출근 장소도, 만나는 사람도 다른 프리랜서라 더 확 몰입하지 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나는 왜 이 영화가 마냥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그게 궁금한 채로 남게 되는 영화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