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2>는 9년만에 나온 속편으로 서도철 형사가 이끄는 수사대가 해치라는 이름을 가진 연쇄살인범과 박선우라는 신입 경찰을 마주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립니다
속편임에도 안전한 길을 걷지 않고 대담하게 작품을 바꾸는 시도들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큰 반전이 있지는 않고 거의 대놓고 정체를 알려주는 격이긴 하지만 각본의 짜임새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느껴졌습니다. 첫 예고편에서 예상되던 진중함과 묵직함이 극 초반부를 제외하면 작품 내내 고스란히 느껴져서 좋았고 학교 폭력, 사이버 렉카, 사적제재 등 요새 화두가 되는 범죄와 관련된 사회적 주제들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현 사법권에 노골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지니면서 잔혹한 시체 묘사와 고강도로 찍은 액션 (남산타워, 빗속의.격투씬, 후반부 유리병) 등 덕분에 국내에서 느낌으로 정의를 심도깊게 다루는 형사물을 도대체 얼마만에 보는걸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편의 조태오 같이 맛깔나는 대사와 단순 빌런으로써의 임팩트는 없지만 정해인이 연기한 박선우 캐릭터도 치밀함과 피지컬을 동반하면서 서두철을 꽤나 압박하는데에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서두철 형사의 개인사와 심리를 폭넓게 다뤄서 그런지 엔딩 말미에 가족들과 라면 먹는 장면에서 느껴진 인간적인 부분이 크게 와닿았고 심폐소생술 하면서 스쳐가는 이미지들에 저도 여러 복잡한 생각을 하게끔 하더라구요.
다만 1편을 재밌게 봤다고 2편을 재밌게 볼거라는 장담은 하기 힘들어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팀 케미가 많이 부족해보이는게 좀 아쉽기도 하고 결국 후반부가 편의적으로 흘러간 느낌이 들었으며 대중적으로는 영화의 스타일을 바꾼게 아무래도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아요. (나중에 조커도 반응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어쩌면 제작사나 투자사들도 2편을 보면서 1편보다 흥하거나 반응이 좋을거라고 생각들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만큼 가벼움, 대중성, 통쾌함, 유쾌함은 조금 빼면서 류승완 감독의 세련미와 비장함이 더 돋보였고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1편보다는 아니긴 하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 보고나서 이야기할거리도 많지 않나 싶어요
범죄도시 시리즈가 해줬으면 하는 부분을 베테랑이 대신 긁어준 느낌도 들고 쿠키 영상을 보니 3편 오프닝이 벌써부터 눈에 보이네요.
별점 : 3.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