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삿포로에서 짬내서 본 기무라 타쿠야 주연 <레전드 앤 버터플라이>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일본 역사에 대해 좀 안다면 들어봤을 인물 '오다 노부나가'와 그의 부인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이야기인데요. 당연하게도 한국 관객 입장에서 난이도가 매우 높은 영화입니다. 대사 전부가 사극 특유의 옛날 말투라서 뇌 정지가 올 것 같았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극을 본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네요. 또 아무래도 일본 장수들이 나오다보니 심리적인 거리감도 좀 들어서(개인적으로 <한산: 용의 출현>이 생각났던)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로 보고자 했습니다.
우선 소재 자체는 서로 다른 신분을 가진 두 인물이 첫만남을 가진 후 함께 뜻을 맞추다가 점차 엇갈리는 일대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딘가 좀 모자란(?) 지방 실력자에서 서슬퍼런 권력자로 변모하는 기무라 타쿠야 연기가 백미입니다. 괜히 일본의 국민 배우가 아니었던... 그의 부인을 맡은 아야세 하루카도 이에 뒤지지 않는 연기였고요.
이렇게 정리하자면 일본판 <천문: 하늘에 묻는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러닝타임이 엄청 길고(168분) 일본 역사를 전문적으로 전공했다면 한번 도전해볼법한 작품입니다. 국내서도 공개가 될지는 미지수겠고요.
흥행도 상당하고 탑배우들이 나오니 극장에서 보면 좋을 스케일일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일본사극이라 한국개봉은 힘들지 않을까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