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뒤늦게 턴테이블과 중고 LP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제 하다하다 해외에서 중고 LP 거래까지 하게되었네요 ㅋㅋ (취미로 하기엔 돈이 많이 깨지는 ㅠ)
그래서 최근에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이 디스콕스라는 곳인데
여기가 재밌는게 음반을 검색하면 다양한 판본의 정보를 구할 수 가 있는데요
예를들어 A라는 음반을 검색하면 미국판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된 버전들의 정보 (심지어 빽판이라고 하는 불법판까지) 를 모두 조회하고 거래도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요
그래서 호기심에 1984년에 나온 프린스의 Purple Rain 음반을 검색해봤습니다.
이유는 이 음반이 한국에 처음 출시될 때는 가사 문제로 인해 몇 몇 수록곡이 삭제되어서 출시되었다고 들었거든요
위에가 1984년 미국판 LP이고 아래가 같은 해 발매된 한국판 LP의 모습인데요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모습을 알 수 있죠
바로 1번 트랙인 Let's go crazy와 5번 트랙인 Darling Nikki 이렇게 두곡이 한국판에는 삭제가 된 상태로 출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5공 시절의 검열문화를 이렇게 확인해보니 재밌긴 하네요
근데 이 퍼플레인 음반은 프린스 특유의 선정성으로 미국에서도 크게 논란이 된 앨범이긴 합니다.
지금도 미국 음악업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부모 단체인 PMRC 와 사실상의 음반에 대한 검열논란을 낳고 있는 '티퍼 스티커' 의 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앨범이기도 하죠
간략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1984년 발매된 퍼플레인은 프린스의 전작인 1999 이나 Dirty Mind에 비해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순화시키고 보다 대중적인 스탠스로 출시된 앨범으로 이러한 전략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2,500만장 이상 팔린 희대의 걸작이죠
그러나 프린스는 프린스라고 여전히 그의 음악은 성인 취향이었고, 일부 곡들의 가사는 여전히 노골적이었죠
문제는 이게 너무 많이 팔리는 바람에... 그의 음악을 듣기에는 아직 어린 10대 청소년들 마저그의 음악을 흥얼거리기 시작하는데
Darling Nikki (니키라는 여자가 호텔 로비에 앉아서 자기위로를 한다라는 내용) 를 한 소녀아이가 따라 부르다 부모님한테 걸리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부모가 훗날 미국에 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도 받게 되는 앨 고어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 이었습니다.
여기에 눈이 돌아간 앨 고어는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여 대규모 상원 청문회를 열어서 음악과 영화의 선정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제의 필요성을 주장하였고
그녀의 부인인 티퍼 고어는 아예 PMRC 라는 검열기구를 만들어서 본인들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문화콘텐츠의 위와 같은 Parental Advisory (부모의 주의요망) 같은 문구가 달린 스티커 (일명 티퍼 스티커) 의 부착을 강제시켜버립니다.
사실 표현의 자유에 목을 거는 미국에서도 저런 논란이 있을 정도의 음반이었으니
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 한국에선 어땠을까 싶기도 하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