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위 배우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무명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겉표지나 완성본 예시의 때깔은 좋은데 맞추기도 어렵고 다 맞추고나서 보람도 크게 없는 퍼즐" 같다고 얘기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어떤 의도나 뜻을 알기 힘든 대사나 장면들이 연속됩니다. 정확한 이야기를 유추하기가 힘들어 대체 이게 뭔 내용인데? 계속 생각해야하는데 너무 대사 위주라서 집중하기 힘들었고 중반부의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결말까지 그 모호함들이 하나둘씩 맞춰가면서 마침내 완성되는 이야기 전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계속 보면서 아 이게 원래는그런거였구나...싶긴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연출이 만족스럽고 잘짜여졌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고 불필요하게 타임라인을 베베 꼬아놨다는 느낌이 큽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굉장히 어둡고 진지한데다가 느릿느릿하고 웃음기를 쫙 뺐습니다. 액션도 거의 없다고 봐도 되는데 후반부 액션 장면 하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정도의 액션장면이 여러번 나왔다면 보는 재미가 좀 더 있을텐데 싶었네요.
보면서 한국영화 암살, 밀정, 헌트, 유령 등이 약간씩 떠오르긴 했습니다. 하지만 첩보, 스릴러와 같은 장르에서 오는 긴장감이나 몰입감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듭니다. 분위기 조성을 음악에 많이 의존하더라구요. 그나마 양조위의 카리스마, 왕이보의 눈빛과 외모, 두 배우의 수트핏은 인상적이었고 암울한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전경이나 여러 미장센도 보기 좋았지만 지루한 점도 꽤 많았고 전체적으로 아쉬웠습니다.
또한 무명은 1930 ~ 194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서도 중일전쟁 전후인지라 장제스와 마오저뚱(국민당과 공산당), 중일전쟁에 대한 역사적 배경지식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보실듯 합니다. 이 영화도 많은 중국영화들 처럼 공산당을 선전하는 뉘앙스가 약간 있긴 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별점 : 2.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