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영화 중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이라 편하게 봤고, 몰입감이 좋아서 시간이 몇배는 더 순삭된 느낌이었습니다.
올해 10년차 부부로, 배우자와 함께 봤는데
저희 부부도 잠 때문에 고통받아서 각방까지 써본 경험도 있는지라 영화 끝나고 집에 오면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ㅎㅎ
1) 아내
- 본인은 예민한 사람이라 코골이부터도 용납할 수 없다. 코 골 때부터 이미 남편을 병원에 데려갔을거기 때문에 몽유병까지 가지 못했을 것 같다 ㅎㅎ
- 정유미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너무 좋았지만, 초반 임산부 연기에서 걸음걸이나 자세 등의 디테일은 좀 아쉽다. 임신 막달이면 일단 깊게 잠을 잘 수 조차 없고 방광 압박 때문에 2-3시간 마다 화장실에 가는데, 몽유병인 남편이 아래층에 층간소음을 일으킬 만큼의 소음을 못듣고 푹 잤다? 비현실적이다. 정유미도 수면장애가 있나했다.
- 장모가 은근 보살이다. 처가는 평창동 사는데 신혼집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걸 보면 양가 도움 크게 안받고 자기들 힘으로 사는거 같아보인다. 사위가 무명 배우에, 몽유병으로 딸과 손녀까지 위험하게 만들고, 딸을 정신병원에까지 가게 만든 원인제공자인 사위를 크게 탓하진 않았다 ㅎㅎㅎ
- 오프닝과 엔딩의 시간 차이는 고작 100일 정도인데, 정유미의 머리 길이는 왜 최소 1년 이상 정도 차이가 나 보이는건가?
2) 남편
- 고시원 간다고 할 때 얼른 보내줬어야 했다. 사서고생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부부가 함께이지만 아이의 안전이 더 급해보인다.
- 1장에서 엄마가 부적들고 왔을 때 이거 주려고 멀리서 왔냐길래 지방에서 오셨나 했는데.. 응, 평창동 ㅎㅎㅎ
- 정유미가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해지기 전에, 남편도 없이 혼자 딸 건사하며 살았지만 평창동 사모님인 친정엄마랑 당분간 같이 지내면 안되는거였나..
- 광기의 사랑인데... 한순간에 눈이 돌아서 들통으로 남편의 뚝배기를...? ㅎㄷㄷㄷㄷ
- 여러 사건과 별개로 아래층 아주머니 성격 되게 좋아보인다 ㅎㅎ
- 경비아저씨와 아래층 아이는 문앞에서 왜 한번만 불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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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들을 했었고,
마지막 결말의 해석에 대해서도 부부가 정말 재밌게 신나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선균의 의도한 '연기'였다..로 결론을 ㅎㅎ
논외로 윤경호 배우는 분량의 대소를 떠나서 그 역할만큼은 정말 찰지게 잘 표현하네요.
윤경호 출연 장면은 웃음벨이었습니다. 약통이 너무 킹받게(?) 마빡에 잘맞아서 ㅎㅎㅎ
무당역 배우분도 굉장히 강렬했어요.
엔딩에서 PPT 장면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전세계 영화 통틀어서 이렇게 충격적인 프레젠테이션이 있을까요.
굿 사진은 처음에 제물로 바쳐진 돼지인가?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후로 후기썰 신나게 풀고 싶은 영화 <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