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에 다양한 메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극중극의 배역과 실제 배역이 상호작용하여 연관되있다는 점도 재밌지만,
'감독(김열-송강호)의 내면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는)'
+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미도,사냥꾼' 두 역할 ('김열 내면의 또다
=난 재능이 있고 잘 할 수 있다(=미도) vs 난 재능이 없는 그냥 그런 놈 이다(=사냥꾼)
에 메인 포커스를 놓고, 영화를 보면 더 재밌을지도..
일단 영화 속 '김열' 감독은, 사실상 신감독의 시나리오를 훔쳐 데뷔작으로 감독을 시작했지만, 그 이후 실패를 계속 해옴.
이 때문에, 이번에 '거미집'을 통해 다시 결말을 바꿈으로써, 이번엔 무조건 '걸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집념'에 사로잡혀 있음.
#미도 (=김열)
초반장면에서, 김열이 성당 세트 안 고해실로 들어가더니 이렇게 말 함.
김열 : '신이 정말 있다면, 이번에야 말로 걸작을 만들게 해주셔야 한다'
혼자 되뇌이던 이 말이 끝나자 마자, 미도가 고해실 반대편으로 들어와서,
미도(=김열) : ' 시나 리오를 읽어봤더니 너무 좋다, 이건 무조건 걸작이 될거다' 라고 함
= (고해)속마음을 터놓고, 자문자답(미도=자신의 화답)으로 확신을 얻으며 영화(결말)를 다시 찍을 생각을 먹음
= 굳이 '고해실'에서 이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그 마음을 대신 한다는 것, 미도=김열로 생각해봄
그 다음씬, 성당에서 성가대 모습으로 여공들이 '거룩한 예수 부활이여' 노래를 오르간에 맞춰 부름
왜 굳이 하고 많은 성가중에 '거룩한 부활'일까
=바로 앞씬 처럼, 이제 다시 찍을 '거미집은' 망작에서 걸작으로서 바뀌게 되는 시작(부활) 이라고, 김열 스스로 생각 한것을 표현
1) 과한 미도의 행동들
한유림이 어쩔수 없이 불려와서 드라마 찍으러 차라리 간다고 했을때 머리채를 휘어 잡음,
미도 : '한유림 너 때문에 이 걸작을 망치게 생겼어', '연기를 할때 진심을 다해야 해, 왜 그렇게 연기하지' 등등
이런 뉘앙스로 갈등이 생길때 마다, 격한 반응을 보이는데 (굳이 미도라는 캐릭터가 이럴 이유가 없는데)
=김열의 지금 '거미집'에 대한 집착과 열망이라면, 감독이 나서서 차마 하지 못하는 말과 행동을, 미도가 대신(김열의 또 다른 자아로서) 표현 해주고 있다는 생각
2) 미도의 무조건적인 지지
김열이 신감독의 환영을 보고 난후, 미도가 김열의 방에 들어옴,
김열 : '신감독의 환영을 봤어, 내가 과연 재능이 있을까'
미도(=김열) : '이대로만 잘 완성하면 걸작이 나올것이 확실해요'
김열 : '그렇지 그런거 맞겠지' (자기확신 얻음)
=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시점에서, 미도(=자신 스스로)는 매번 확신과 위안을 줌.
3) 결말쯤 김열 세트장에서 혼자 의자에 앉아있는 뒷모습
수많은 배역들은 다 퇴장하고 나갔지만, 세트장에 오직 '미도'만 혼자 다시 들어오면서, 그 모습을 안쓰럽게 미묘하게 몇초간 응시하다가 계단으로 윗층으로 올라감
=김열이 자기 스스로를, 3자의 시선(미도=김열)에서 바라봤을때 그렇게 느꼈을 감정이라고 생각
#사냥꾼 (=김열)
1) 사냥꾼와 말다툼을 벌일때,
김열 :
= (남의 시나리오를 훔쳐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아닌 놈이 무슨 걸작을 찍겠다고
'그래도 이번에 이 역할만 잘하면, 무조건 대종상 조연으로 상받을수 있어'
= 이번 영화만 잘 찍으면 나도 인정받는 거장 감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되뇌임)
사냥꾼(=김열) :
'신감독 노예짓이나 하던놈이 무슨 걸작을 찍는다고, 다 때려쳐' (결국 나는 시나리오 훔친 가짜 감독일뿐, 그만한 재능이 없음을 앎)
2) 사냥꾼 역할을 대신 해서 연기를 할때, 지나치게 과몰입하는 모습 (김열=사냥꾼=또 다른 자신)
3) '결말 부분(촬영 다끝나고 모두 세트장에서 나갔을때)에 감독 김열이 혼자 의자에 앉은 뒷모습 씬' = '사냥꾼 복장으로 김열이 혼자 의자에 앉은 뒷모습 씬'
= 영화 전체에서 딱 2번 이렇게 똑같은 구도로 나옴, '김열=사냥꾼'으로 생각해봄
# 미도의 한유림의 대역 연기나, 김열의 사냥꾼의 대역연기나, '감독 김열'이 어떻게든 영화를 망하지 않도록 (스스로) 발버둥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봤음
# 이 '두 역할'과 '김열'이 상호작용하는 각 장면 & 대사를 주고 받을때, 송강호의 리액션(표정)으로 좀 더 이해가 됨
김열의 모습은
훔쳐온 시나리오를 시작으로,
재능이 있다고 믿었지만(=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거미집이란 걸작을 만들면서(=인생을 살면서),
감독으로서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특별하지 않은, 그냥 그저 그런 나인지)
자기 확신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계속 의심할 수 밖에 없고
여러 방해속에서(=한치앞을 알수 없어 힘든),
결국, 그 결말을 만들어 내었을때,
그 마침표에 관해 스스로 되묻게 되는 영화
2회차 하면서 좀 더 재밌게 본 거 같네요
1회차는 줄거리만 재밌게 봤고
2회차는 김열 감독과, 장면들의 짜임에 몰입하면서 보니 또 다른 듯
물론 사람마다 감상의 방법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을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도 인상깊게 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