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
따라가기에 바쁜 초회 관람 때와 달리 내용을 알고 여유 있게 다시 보니 처음 놓쳤던 몇 가지가 보이네요
1. 사오리는 은근히 미나토에게 '정상 가족'을 강조했다.
1회차 때는 흔한 한부모 가정에서 나올 법한 발언이라 주의를 못 기울였는데 사오리가 지속적으로 미나토에게 여자 만나서 결혼한다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더군요. 물론, 나쁜 뜻은 아니고 그냥 엄마 입장에서 충분히 할 법한 이야기지만 그게 미나토에게 폭력이 됐습니다. 요리의 아버지 같은 심한 학대는 아니지만 아이에겐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죠. 요리의 전화를 받고 차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도 어머니가 그 바람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미나토가 더 이쪽과 관련해 엄마에게 얘기할 생각을 못 했고, 모든 걸 호리에게 덮어씌우게 됩니다.
2. "새로 태어나는 거 같은 건 없다"
마지막 장면이 의문이라(왜 어른들은 폐전철에 들어갔는데 날이 밝을 때까지 아이들을 구하지 못 했나) 미나토와 요리가 빅크런치가 일어난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 거 아닌가 싶었는데 명시적으로 미나토가 대사로 부정하네요. 감독과 작가 말에서 보듯이 살아가긴 하는 거 같은데 여전히 사오리와 호리가 왜 아이들을 놓친 건지가 의문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