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부 극호에서 갑자기 후반부 극불호로 바뀌면서 극장 나오면서 심하게는 돈 아깝다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었습니다.
웬만해선 이런 감상 잘 없는데 파묘가 그랬어요..ㅜ ㅜ
그런데 또 이상한 경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집에 와서 밤이 되니 영화 속 장면들이 계속 생각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특히 그 빌런놈..
영화 볼 땐 뭐가 저러냐 했지만 이상하게 정(?)이 가면서 또 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영화 속 굿씬, 화란이 누님 미모와 무당연기, 역시 최민식이다싶은 활약, 음산한 전설의 고향 전반부에 후반부 들며 급변하는 기괴하기 그지없는 저세상 전개에다 첨엔 유치했는데 계속 생각나면서 어디서도 본적없는 압도적 빌런 캐릭터의 신박한 매력까지 머릿속에 떠오르다보니 한 번 더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극장 나오며 분명히 불호였던 것이 점점 호로 돌아섰어요.
이 영화는 감독 전작들이랑도 완연 다릅니다. 더 나아가 기존 어떤 영화랑도 달라요.
완성도 작품성 따지면야 당연히 미흡합니다. 속된말로 뇌절이에요.
그런데... 영화 자체의 특유의 장르성 세계관으로 보면 너무나 매력적인 거예요.
언제 이런 기존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전개를 본 적이 없거든요 어디서도.
오히려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아예 떼거지 혼령 소환으로 맞붙거나 K정령까지 등장해줬으면 싶었습니다.
일제 쇠못 파대던 과거 철혈단의 정신적 지주인 고승이 계셨는데 일본의 계략을 알고 조선의 의롭던 장군이나 독립군 장군을 똑같이 묻어놨었다는 그런 식으로.
그래서 후반부 주인공들이 귀신 괴력에 밀리며 죽음을 위협받는 위기앞에 땅에서 또 뭔가 기어나오며 한 놈 처리하기도 어려운데 또 더 나오나싶은 절망감에 휩싸일 찰나...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착한 선승으로부터 비급을 얻어온 조선 고승의 숨겨진 정령술 비책을 얻어 할머니의 도움으로 내림받은 화란이가 화려하게 귀환하여 불러낸 조선장군정령이라는 설정도 괜찮았을 거에요.
그러면서 멋지게 물리친 다음, 다시 좋은 곳에 묻어 고귀하게 장례 치러주려는 주인공 일행의 제안에도 조선장군정령은 피와 땅에 집착하는 일본정령이랑 다르게 마땅히 할 일을 다 하면 죽은 놈은 저승에 가야지하고 쿨하게 퍼런 혼령불로 올라가 사라지는...
근데 오히려 너무 얌전히 주문과 빠따질로만 그친 게 아쉬웠어요..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