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와 디즈니의 강점은 독창적으로 창조한 상상력에서 영리하고 유기적인 이야기를 구현하는 데 있죠. <코코>는 분명 따듯한 영화입니다. 사랑과 기억을 매개로 죽음의 의미를 승화시키고, 멕시코 전통에 대한 탐구와 함께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반면 모순된 이야기의 구조, 형식적인 화법은 영감을 주기보다 정적인 가족주의에 그칩니다. 남성들의 꿈에 대한 고민과 성취에는 많은 무게를 두지만, 가정을 이룬 여성들이 느낀 배신감과 사회적 편견에 대한 외로운 투쟁은 비약적인 묘사와 함께 해소되어 버리죠. “용서는 못 해도 기억은 해줘”라는 대사는 한 사람의 꿈을 위해 타인의 꿈을 짓밟는 것이 정당하다는 구색으로 느껴졌습니다.
캐릭터의 활용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마마 코코’는 후반부 극적인 효과로 관객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코코>의 감정선은 그 색채가 과한 감이 있고, 노골적으로 표출되기에 되려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에 내재된 진정한 의도가 사려 깊게 다뤄지지 못하고 영상화라는 경계에 머문 것 같았습니다.
기대보다는 차갑지만, 뭉클한 고백이 있는 영화였네요.
서사가 미구엘과 헥터 중심이다보니 두 인물에 더 몰입하느라 남겨진 가족의 입장을 가벼이 생각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보면 또 다른 방향의 감상이 생길 것 같아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