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속옷은 입는 두 여자>는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초청, 기타 해외 영화제에도 초청 받으며 관심을 모았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5관왕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영화 인지 감이 잘 안올 수도 있지만 영화를 조금만 보면 어떤 의미의 제목인지 확 와닿습니다.
같은 속옷을 공유하며 입고 지낼 정도로 공간적 관계는 가깝지만 서로의 마음 사이는 전혀 이해못하면서 누구보다도 심리적 거리가 먼 두 모녀 간의 처절하면서도 지독한 갈등을 주로 다룬 독립 영화입니다.
2시간 20분이 짧다고 할수는 없는 런닝타임이지만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력과 출연 배우분들의 열연으로 훌륭한 몰입도를 보여줍니다. 독립영화인데도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어요. 이야기나 흐름도 진부하게 흘러가지 않고 씬이나 대사 하나하나 버릴게 없으며 영화 내내 지속되는 현실적이면서도 강렬한 심리표현이 꽤나 인상적이네요. 그마저도 미화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방면에서 보여줌으로써 영화의 완성도를 더 높였습니다.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해서도 사랑과 행복만이 가득한 관계가 아닌 양육적인 의미의 가족, 강요된 모성애 등등 심도있는 고민을 하게끔 하네요.
혹시나 가정폭력에 트라우마가 있으신분이라면...영화 보시면서 많이 힘드실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또한 극중 분위기가 무겁고 진지한 편이기도 해서 보시면서 답답하고 짜증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오마주와 더불어 올해 본 한국 독립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서쿠로 보았는데 정가주고 봤어도 전혀 아깝지 않을 퀄리티의 영화였어요. 아트하우스 상영관에 오늘도 감사함을 느끼네요.
그나저나 김세인 감독님...이 영화가 데뷔작이라고요? 기억하겠습니다.
별점 : 4.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