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록경 감독이 연출한 <진주의 진주>는 영화촬영장소를 찾아 경남 진주에 내려가지만 난데없이 철거 반대 운동에 참여하게 된 영화감독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감독 진주(이지현)는 촬영 일주일을 앞두고 촬영장소인 카페의 폐업 소식을 듣게 됩니다. 친한 선배의 도움으로 진주에 있는 카페들을 알게 되고 선배의 후배를 만나 진주에서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으려고 하지만 그 후배는 자기 일 때문에 진주를 홀로 두고 떠납니다. 홀로 남은 진주는 우연히 '삼각지'다방이라는 옛스럽고 자신의 시나리오와 딱 맞는 공간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이 다방 또한 철거 직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실망하던 와중 그 공간을 자신 집처럼 이용했던 지역 예술가들이 철거 반대 운동을 추진합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진주의 사연을 듣게 되어 함께 반대 운동을 하자합니다. 뜻하지 않게 이들과 함께 하게 된 진주는 자신의 영화 때문에 이들과 함께 철거 반대 운동을 시작합니다.
독립영화감독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은 겪었을만한 소재로 만든 이 작품은 아마도 감독 자신의 경험이 투영 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소재와 더불어 무언가를 지키고 싶은 인간의 마음이 주제로 함께 한 작품이고요. 카페 사장은 누가 보더라도 철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손해를 보며 장사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사장 마음 한 구석엔 이 예술가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십 년 동안 정이 있으니까요
사실 진주는 오로지 자신의 영화 때문에 반대 운동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지키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고 지쳐가는 예술가들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진주가 운동에 더 진심이 됩니다.
김록경 감독은 전작 <잔칫날>에서 아버지의 장례식에 행사를 가 일하는 무명 mc를 주인공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려냈습니다. <진주의 진주>는 좀 더 사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듯 한데 전작보단 좀 더 디테일한 설정과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