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한 <범죄의 요소>는 은퇴한 형사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범인의 행적을 고스란히 밟는 이야기이자 트리에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은퇴해 카이로에서 살고 있는 전직 형사 피셔는 경찰학교의 스승인 오스본과 친구 크레이머의 요청으로 유럽으로 돌아옵니다. 피셔가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는 3년 전 종결되었던 연쇄살인사건이 다시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본은 '범죄의 요소'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그가 쫓는 토막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해리 그레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오스본의 신봉자인 피셔는 그의 책 '범죄의 요소'의 이론에 따라 그레이의 행적을 따르며 그의 입장이 되어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와중 그레이의 연인이었던 매춘부 킴을 알게 되고 그 또한 그녀와 묘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점점 그레이와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라스 폰 트리에의 장편 데뷔작인 <범죄의 요소>는 비교적 그의 영화치곤 장르의 법칙을 잘 따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작품에 비해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범죄의 요소>는 비슷한 이야기가 워낙 많이 있어 와서 서사를 따르는 재미보단 캐릭터를 보는 맛과 더불어 독특한 톤의 조명과 촬영이 인상 깊은 영화입니다. 특히 오스본, 피셔의 캐릭터가 흥미로운데요. 자신이 미쳐있는 것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는 것을 스스로 목격하는 오스본의 캐릭터가 독특했고 그의 이론을 따르면서 스스로를 깨닫는 주인공 피셔도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30년간 독특한 행보의 스타일을 보여줬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최근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작품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건강이 회복되면 그만의 세계를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