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후기 입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글을 보시면 안됩니다!!!!!!!
블로그에도 포스팅하기위해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1주일동안 4번을 봤다.
26년을 기다린 한풀이를 제대로 한 셈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제 사반세기를 기다렸다고 해도 영화가 별로였다면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 슬램덩크는 제대로 된 덩크를 터트리며 돌아왔다!
1. 왜 송태섭일까?
주인공이 송태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다.
아무리 일본에서는 인기가 있는 캐릭터라고 하지만 원작에서의 비중은
초반 농구부이야기를 다룰때 말고는 그리 크지 않은게 사실이다.
개봉일이 다가오고 이노우에 작가님의 인터뷰를 찾아보면서 1차적인 궁금증은 풀리긴 했다
"제대로 다루지 못한 송태섭을 다루고 싶었다" 라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존중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거부했던 작가님이 마음을 돌린 시점은
26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고
그렇기에 새롭게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다는 의견은 원작자이기에 당연히 존중되어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송태섭의 서사는 형의 죽음과 그로인한 어머니와의 갈등
형에 대한 그리움과 형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했던 송태섭이
산왕공고와 맞서게 되면서 최고조에 올랐다가 화제의 그 장면 "뚫어 송태섭"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이 성장기는 북산이 최강산왕을 맞아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슬램덩크 한편을 본 것 같이 좋았다.
송태섭의 서사관련 플래시백 장면이 루즈하다는 원작팬들의 반응이 제법 있는데
실제로 영화속에서 정대만 / 채치수 / 정우성 / 강백호의 회상씬들이 골고루 나오고 있다.
그것도 적재적소에서..
다만 이것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송태섭의 서사와 함께 묶이다보니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서태웅은 끝까지...이런 서사도 없다...태웅아..넌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거니...??)
2. 피어스
송태섭 외전격인 만화이다.
송태섭과 한나가 어릴때 우연히 만나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형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동굴 비밀기지를 그대로 옮겨왔다.
관련해서 자칫 놓치기 쉬운 것이 있는데 송태섭이 어릴적 모습에는 귀에 피어싱이 없지만
어느순간 (정확히는 전학을 간 시점)에 피어싱이 등장한다.
(송태섭의 회상신 속 형과의 동굴대화 장면을 기억하자)
이 피어싱을 하게 되는 장면이 외전만화 '피어스'에 등장하니 찾아서 보시길 바란다
3. 플래시백
플래시백이 달아오로는 경기장면을 끊는다는 평도 많은데 개인적 생각은 다르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경기장면이 더 신나고 피가 끓어오르긴 하지만
너무 내달렸으면 마지막의 에너지가 터졌을까 생각해봤을때 좀 회의적이긴 하다.
만화 원작을 생각해보면 사실 슬램덩크 자체가 플래시백의 연속이다.
슛하고 공 하나 날아가는데 한명의 인생사가 다 쏟아져 나오니까 (그지 정대만?)
물론 이 부분은 개인적 편차가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4. 더할나위 없는 경기연출
만화와 애니의 표현은 다른 영역의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만화가 컷컷을 나누어 상황을 설명하며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라면
애니가 그렇게 진행되면 모르긴 몰라도 관람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결국은 이 다른 지점을 어느정도 절충해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을것이고
농구경기의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고민이 가장 컷을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워낙에 찰진 개그와 함께 컷하나하나가 명작인 슬램덩크 게다가 산왕전이기에
제작자, 특히 이노우에 작가님의 고민을 엄청났을 것이다.
결국은 군데 군데 아쉬움을 살짝 느껴질정도로 장면들을 휙휙 지나가게 만들면서
사실적인 경기장면을 만드는데 집중한 것 같다.
그 결과는 (끊임없이 나올 원작과의 비교는 일단 접어두고라도)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 시사때도 원작을 모르는 분들로 느껴지는 관객들의 탄성과 박수를 보았고
이후 관람에서 그런 현상을 봤었는데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게 만든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5. 사운드 연출 & ost
남돌비에서 확인한 사운드 메이킹은 완벽했다.
콘크리트 바닥과 마루바닥을 두들기는 농구공 소리의 차이를 보라.
(농구를 좀 해본 사람이면 상황마다 다른게 들리는 농구공 소리를 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믿는다)
마루바닷을 훝고 지나가는 농구화의 잘친 마찰음,
북산을 응원하기 시작할 때의 관중석 소리는 내가 그들에게 직접 환호하는 것처럼 생생했다.
결론적으로 슬램덩크는 사운드가 좋은 특별관에서 봐야 한다.
돌비관이 안되면 mx관이라도 안되면 돌비에트모스관이라도 찾아가라!!!
(메박이나 다른 극장체인들도 제발.... 특별관을 더 열어달라. 어차피 니들 저녁시간에 몰빵할꺼잖아)
오프닝곡과 테마곡은 이노우에 작가님이 직접 픽업하셨다고 들었는데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프닝의 더벌스데이나 테마곡의 10-FEET 모두 강렬한 기타를 앞세우고
베이스가 중간에 강조된 밴드사운드였는데
긴장감 넘치는 영화의 텐션을 넘치게 하는 탁월한 선곡이었다.
6. 깨알같은 이야기들
안경선배는 정말 안경이 그려져있고 영어로 메가네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있더라 -__-
산왕은 아식스 농구화를 신고 있던데 송준섭이 들고 있던
농구화 표지 뒷면에 나오던 신발과 같은걸로 보였다.
강백호 농구화가 다시 사고 싶어졌다 (어릴때 신고 농구했음)
소연이는 왜 못생겼졌는가? 에 대한 불만은 개인적으로 없었고
원래 한나팬이여서 그런지 영화의 한나가 더 좋았다.
송태섭의 엔딩은 미국유학을 떠나긴 했는데 단기로 떠난 것 같다는 어설픈 생각도 해봤다.
사실 단기간에 정우성만큼 실력이 좋아졌을리도 없고
농구유학을 단기로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어야만 송태섭이 북산으로 돌아가 강백호와 서태웅을 이끌고 도전하는
후속편의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까...하는 망상이지만 -__-)
7. 오프닝과 마지막 1분
개인적으로 미친 연출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임팩트를 당분간 뛰어넘을 영화가
나올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특히 오프닝은 보는순간 어어어어??? 우아아아아아아아!!를 맘속으로 외치면서 봤었다.
남돌비에서 보면서 그 연필소리가 스슥스슥나오는 순간의 전율은
당장이라도 다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문제의 라스트 1분!
와 애니에서도 그 연출을 그대로 가져와서 살릴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특히 송태섭의 턱밑에서 땀이 떨어지면서 시작되는 째깍째깍 시퀀스는 말그대로 전율!
몇번이라도 나를 다시 살아나게 할 것 같다!
8.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극찬에 극찬을 보냈지만 원작팬들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애정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원작을 못보신 분들이 별로라는 것도 이해가 간다.
사실 31권이라는 많은 분량속에서 빌드업을 해서 마지막 결전을 치르는 내용인만큼
불친절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노우에 작가님이 말씀하셨듯 원작팬들에게도 처음 보는 분들에게도
처음 만나는 슬램덩크, the first 슬램덩크답게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알면서도, 결말이 나온지 26년이 지났음에도 이
렇게 흥분하게 만드는 영화를 다시 만날 기 힘들겠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가님의 인터뷰 뉘앙스를 보면 더 퍼스트이자 더 라스트 일것도 같은 영화라 아쉽지만
혹시라도 후속편이 나온다면 엎드려 절 할 것 같다.